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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가석방 논란 확산, 반대여론도 거세져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1-05 15: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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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가석방 논란 확산, 반대여론도 거세져  
▲ 최태원 SK그룹 회장

기업 총수의 가석방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를 반대하는 역풍도 거세지고 있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5일 평화방송의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일고 있는 기업인 가석방 논의와 관련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김무성 대표는 기업인 가석방을 해야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권 대변인의 발언은 김무성 대표의 기업인 가석방 주장에 대해 역풍이 거세지자 당 차원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일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업인들이 사기를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협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직접 입에 올리지 않았으나 이날 발언 역시 지난해 말부터 제기해 온 기업인 가석방 필요성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의 실세들이 ‘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기업인 가석방 카드를 연일 들고 나오자 이에 대한 반대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5일 SBS의 한 라디오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경기부양에 필요하다고 풀어줄 죄면 애당초 왜 감옥에 집어넣었느냐”며 “나름대로 중요한 죄를 지었다고 해서 감옥에 집어넣은 건데 경기부양하기 위해 풀어주겠다는 건 정당성도 없고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감옥에 갇힌 재벌 총수 몇 명 풀어준다고 투자가 살아나고 우리나라 경제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이 되겠느냐”며 기업인 가석방 논란에 대해 정당성이나 실효성면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못 박았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조합원 800여 명이 5일 SK 서린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태원 SK회장의 가석방 반대입장을 밝혔다.

재벌 총수 가석방 문제는 한 코미디프로그램의 시사풍자에도 등장했다.

4일 방송된 KBS2TV 인기 프로 ‘개그콘서트’의 ‘도찐개찐’에서 개그맨 박성호씨는 개콘교도소 소장으로 분해 “기업인에게 50% 감형을 해 주겠다”며 “대기업 총수는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형량을 50% 감량해주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가석방 논란 확산, 반대여론도 거세져  
▲ KBS '개그콘서트'의 '도찐개찐' 코너의 한 장면
그러나 개 분장을 한 개그맨 김병선씨가 개 짖는 소리를 내자 박성호씨는 “누가 허락도 안 받고 이 개를 풀어준거야”라고 소리쳤다. 김씨가 “넌 누구 허락맡고 기업인 풀어주려고”라며 지적해 방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재벌 총수 가석방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인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현재 대법원 최종판결을 받고 형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며 형기의 절반 정도를 채운 만큼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가석방 대상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무분별한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기업인에 대한 특별사면권은  행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권 일부 관계자들이 사면이 아닌 가석방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기업인 봐주기’라는 부정적 여론이 자칫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석방은 법무장관이 형기의 3분의 1을 복역한 모범수에 대해 조건부 석방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

황교안 법무장관은 “원칙대로 하겠다”면서 “공정한 법 집행에 대한 검찰의 방침을 바꾼 적이 없다”며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청와대도 “법무부 장관의 고유권한”이라며 정치권 논의에 거리를 두면서도 국민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수감생활이 700여일 동안 계속되면서 지난 2일 최 회장 없이 두번째 신년하례식을 치렀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날 사장단을 대표해 단상에 올라 "회장님이 나오셔서 저희와 시간을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는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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