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 관세청장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밀수 의혹과 관련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수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을 보였다. 

김 청장은 10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밀수 혐의 수사와 관련해 “일단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등을 조사할 것”이라며 “조양호 회장이나 조원태 사장 조사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영문 "대한항공 오너일가 밀수 수사에 조양호 조원태도 포함”

김영문 관세청장.


관세청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밀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최근 5년치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했으며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물품을 국내 반입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최근 5년 동안 인터넷 등에 공개된 조 회장 일가의 사진들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물품을 카드로 산 내역이 있고 국내에 들여온 사실이 확인되는데 관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면 밀수 혐의를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2일 조양호 회장의 평창동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비밀공간 3곳을 확인했다.

김 청장은 “한진그룹 오너일가를 변명을 들으려고 그냥 부르는 것이 아닌 만큼 확실하게 자료를 정리해서 소환할 것”며 “이번 수사는 품이 많이 들어가는 수사인 만큼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조 회장 자택의 비밀공간 등과 관련해 “보통사람이 들어갔을 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옷장 뒤의 옷을 치워야 출입문이 나오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밀공간에 완전히 아무것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물건보다 밀수 등 혐의를 추론할 수 있는 부분들 몇 가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아직 수사 초기 수순을 밟고 있다”며 “이번 수사에 제보가 관건인 만큼 적극적 제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관 직원이 밀수를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한항공과 유착관계가 있다면 통관 쪽인데 조사와 감시는 엄연히 다른 조직에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밀수 경로를 놓고 “상주직원 통로는 매우 좁은 데다 공항공사 직원도 있다”며 “밀수를 했다면 상주직원 통로보다 여행자 통로를 통해 밀수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