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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법정관리, 동부 제조계열사들의 운명은?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1-02 16: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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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건설 법정관리, 동부 제조계열사들의 운명은?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부그룹 제조계열사들의 앞으로 운명이 주목된다.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번져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동부건설은 그룹 내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동부건설 법정관리가 다른 계열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동부계열사중 유동성 문제가 있는 기업을 확인한 결과 위기로 파악된 곳은 없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제조부문은 동부메탈, 동부제철, 동부하이텍, 동부팜한농, 동부대우전자, 동부CNI 등 여러 계열사가 있었다.

하지만 동부그룹 위기로 김준기 회장의 동부제철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가는 등 좋은 상황은 아니다.

동부그룹 제조계열사들의 위기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 동부하이텍 매각 무산이다. 최근 동부하이텍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아이에이컨소시엄이 우선협상권을 반납하기로 해 매각이 무산됐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들어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부채도 장기차입금 위주이기 때문에 재무구조에 큰 문제가 없어 당장 유동성 위기가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지만 동부하이텍이 새로운 인수 대상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동부CNI 동부팜한농 동부대우전자, 비주류 계열사만 남아

동부그룹 제조계열사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부CNI는 유동성 위기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동부CNI는 2일 금융IT부문 자회사인 FIS시스템 매각을 마무리했다. 매각대금은 900억 원이다. 동부CNI는 이날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300억 원을 상환했다.

동부CNI는 동부전자재료라는 이름으로 전자재료사업부 분할 등기를 신청해 등기가 완료되는 대로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부하이텍 지분은 매각에 실패했지만 동부로봇 지분은 중국계 리드드래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협상을 하고 있다.

동부CNI는 매각을 모두 마무리하면 단기 회사채는 물론이고 전체 차입금 대부분을 상환해 무차입회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약과 비료 등 농업용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7월 자회사 동부팜가야의 상주 생수공장을 63억 원에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매각했다. 울산 비료공장 부지는 지난 9월 435억 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달 16일 동부팜가야 지분 94.35% 전부를 140억 원에 웅진식품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부지 추가매각, 화공사업부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국내 2위인 비료사업을 정리하고 농산물 유통, 해외 플랜테이션, 바이오의약, 생물자원 사업 등을 강화해 동부 제조계열사의 주력으로 거듭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부팜한농에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 부장도 근무하고 있다.

매각이 예정된 동부메탈을 제외하고 김준기 회장이 유일하게 대표이사로 남아있는 동부대우전자도 동부그룹의 위기에서 벗어나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처음 진출한 TV사업과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소형가전사업을 중심으로 해외영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2013년 매출은 1조76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매출 비중은 80% 정도다.

  동부건설 법정관리, 동부 제조계열사들의 운명은?  
▲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부회장

◆ 동부하이텍 향후 매각 쉽지 않을 전망


아이에이컨소시엄은 지난달 30일 동부하이텍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중국 재무적투자자들이 인수자금이 커진데 부담을 느껴 투자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이에이컨소시엄은 2천억 원에 동부하이텍을 인수하기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동부하이텍 주가가 하락하면서 거래규모는 15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6천억 원을 더하면 실제 아이에이가 부담해야 할 돈은 7천억 원이 넘는다.

결국 아이에이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에 실패했고 동부하이텍 인수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새로운 인수대상을 찾아 인수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아이에이컨소시엄이 국내 재무적투자자들을 유치해 다시 동부하이텍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동부하이텍 인수에 나선 곳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부하이텍 재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 계열사 잇단 매각실패로 자구안 발목 잡혀

동부그룹은 지난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묶어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전력이 있다.

패키지딜이 무산된 뒤 동부발전당진은 예상가격 5천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10억 원에 팔렸다. 동부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이 동부발전당진 매각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매물가치가 약 1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적당한 인수 후보를 찾지 못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이 실패하면서 동부그룹 자구안은 상당부분 꼬이게 됐다.

김준기 회장은 결국 동부제철 경영권을 잃었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6천억 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대가로 대주주 100대1, 일반주주 4대1의 차등감자를 실시해 김준기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동부그룹 자구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동부메탈 역시 매각을 늦춘 상황이다. 동부메탈은 2016년까지 매각하기로 산업은행과 합의했다.

그러나 동부메탈은 유동성 문제를 안고 있다.

동부메탈은 1월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산업은행이 180억 원을 일반대출로 전환해 주기로 하는 등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4월 500억 원, 5월 32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동부메탈은 재무적투자자 유치 등 자금을 확보하지 않으면 채권단에 만기연장을 요청해야만 한다.

동부그룹 계열사 가운데 동부그룹 자구안대로 매각한 곳은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특수강 두 곳뿐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5월 3100억 원에 사모펀드로 팔렸고 동부특수강은 11월 2900억 원에 현대제철에 팔려 동부그룹을 완전히 떠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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