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4-20 08: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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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목표주가가 낮아졌다.
보유한 현금이 다소 줄어들었고 선박 가격이 오르는 데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일 현대미포조선 목표주가를 13만7천 원에서 12만5천 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로 유지했다.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19일 8만9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연구원은 “2017년 말 기준으로 현대미포조선의 순현금과 기타현금을 더한 수치가 2017년 3분기와 비교해 2400억 원 줄어든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017년 말 별도기준으로 현금 5853억 원에서 전체 차입금 4675억 원을 뺀 순현금 1178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순현금은 2018년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수주목표를 이룬다면 영업현금흐름에서 소폭의 흑자를 내고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 4.8%(시가 4200억 원)도 2018년 안에 지주사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은 1~3월에 신규 수주 3억8천만 달러를 따냈는데 2018년 수주목표 30억 달러의 12.6%에 불과하다.
별도법인 기준으로 1분기 수주물량만 보면 국내 조선사들 가운데 1분기 수주목표 달성률이 가장 낮다. 전체 수주잔고도 3월 기준 2조9천억 원으로 집계돼 2017년 말 3조5천억 원보다 18% 정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 주력제품인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시장이 2013년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계속 낮은 수주잔고를 나타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업황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지금은 선사들이 운임 하락의 리스크를 최소화한 상황에서 선박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며 “현대미포조선의 수주 인콰이어리(물품 가격과 거래조건 등의 문의서)나 수주협상 중인 프로젝트 규모를 보면 업황을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바라봤다.
그는 “현대미포조선이 선박 가격 인상과 만족할 만한 마진 확보를 위해 속도를 조절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파악했다.
글로벌 신조선가지수는 최근 1년 동안 5.8% 상승했고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가격도 4.7% 올랐다. 2018년 들어서도 상승세가 완만하게 지속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일시적 수주 부진에 빠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주가 회복되고 선박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