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이사는 세계 일류라는 말을 즐겨 쓴다. 실제로 회사를 세울 때부터 ‘온라인 카지노 제국’의 왕관을 노렸다.
소셜카지노 게임 하나로 더블유게임즈를 시가총액 1조 원짜리 회사로 키워냈는데 이제 최단기간 업계 1위에 오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주에서 카지노 게임이 불법 도박인지를 두고 소송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더블유게임즈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는 올해 미국 자회사인 더블다운인터랙티브(DDI)와 시너지가 본격화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만간 출시될 더블다운카지노 리뉴얼 버전의 성공 여부가 성장성을 결정할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더블다운인터랙티브 주력게임인 더블다운카지노는 사상최고 하루 결제액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4월30일로 예정된 더블다운카지노의 리뉴얼 버전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더블유게임즈는 매출을 모두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소셜카지노는 실제 현금이 오가는 것은 아닌 오락성 카지노지만 국내에선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시장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데 유럽과 호주, 아시아 등으로 매출처를 넓히려고 하고 있다.
2분기에는 아시아권에서 소셜카지노가 가장 발달한 시장인 대만에서 새로운 게임 ‘더블포춘카지노’도 출시한다.
다만 더블다운인터랙티브가 게임 합법성과 관련해 미국에서 소송전에 휘말렸다는 점은 장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3월28일 미국 워싱턴주 법원이 소셜카지노게임인 ‘빅 피쉬 카지노’가 ‘불법 도박 게임’에 해당된다는 2심 판결을 내리자 더블다운인터랙티브를 포함한 소셜카지노시장 1~4위 회사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소송이 걸렸다.
더블유게임즈는 승소를 자신하고 증권가도 승리를 점치고 있지만 패소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김희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송이 최소 1~2년은 걸리는 만큼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앞으로 항소 및 집단소송에서 지면 큰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고 잠재적 부정적 요소임은 분명한 만큼 소송 진행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로서는 인수 1년째인 더블다운인터랙티브와 시너지에 총력을 다해야 할 시기에 달갑지 않은 복병을 만난 셈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올해를 더블다운인터랙티브가 본격적으로 도약해야 할 때라고 바라보고 있다.
김가람 대표는 지난해 6월 미국 소셜카지노회사 더블다운인터랙티브를 과감히 인수했다.
매출 기준으로 덩치가 2배에 이르는 회사를 집어삼킨 것인데 들어간 돈만 9425억 원에 이른다. 국내 게임업계의 인수합병 규모 가운데 가장 크다.
출혈이 컸지만 열매도 달았다. 이 인수 덕분에 더블유게임즈는 글로벌 소셜카지노시장 점유율 10.8%를 차지하면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김 대표는 2015년 더블유게임즈를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글로벌 점유율을 3년 안에 10%로 끌어올리겠다”고 장담했는데 약속을 지킨 셈이다.
다음 약속은 더 야심차다. 김 대표는 2022년까지 전 세계 소셜카지노시장에서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더블다운인터랙티브를 인수하면서 “최단기간에 이 업계 최고가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더블다운인터랙티브의 국내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공모자금으로 추가적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 1위 회사인 플레이티카를 따라잡겠다는 것이다.
범상치 않은 목표지만 김 대표의 이력 역시 평범하지는 않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강원과학고 3대 천재’로 유명세를 탔다. 2년 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이후 게임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가온아이 등 IT(정보기술)회사에서 일하다 2012년 자본금 8천만 원으로 게임회사 어퓨굿소프트를 세웠다. 같은해 소셜카지노게임 더블유카지노를 출시하고 이듬해 더블유게임즈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세계 5위 안에 드는 소셜카지노업체 가운데 오프라인 카지노 운영경험이나 슬롯머신의 지식재산권(IP) 기반이 없이 출발한 회사는 더블유게임즈가 유일하다.
그러나 더블유카지노는 1년 만에 다운로드 500만을 돌파하며 2013년 페이스북이 선정한 '올해의 게임'에 뽑혔다.
창업 첫 해 매출이 40억 원 수준이었으나 4년 만에 1천억 원을 달성하면서 2016년 벤처기업상도 수상했다.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단 기록이다. 지난해 매출은 3193억 원으로 뛰었다
당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더블유게임즈 본사를 직접 찾아가 김 대표에게 해외시장이 아닌 코스닥에 상장해줄 것을 당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미국 소송과 관련해 “쟁점은 칩(코인)이 현실가치를 지녔는가인데 빅 피쉬 게임즈는 칩을 사지않고도 게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 때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패한 것”이라며 “무료 이용자 비율이 높은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 승소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