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두 번째 스마트폰을 내놨다.

이번 제품은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LTE를 지원한다.

  LG전자는 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을 내놓을까  
▲ 조준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사장
LG전자는 저렴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을 앞세워 신흥국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

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도 적극적으로 신흥국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이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LTE 지원 첫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출시

LG전자는 25일 일본 스마트폰업계 최초로 파이어폭스 운영(OS) 기반의 스마트폰인 ‘Fx0(모델명 LGL25)’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LG전자는 일본 이동통신사인 KDDI와 공동으로 Fx0를 개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브라질 이동통신사 비보(VIVO)를 통해 첫번째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인 ‘파이어웹’을 브라질 시장에 출시한 적이 있다.

Fx0는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4세대 LTE(롱텀에볼루션) 통신을 지원한다.

전체적 성능은 보급형 수준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1.2㎓ 스냅드래곤 400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램은 1.5기가바이트(GB)이다. 카메라는 후면이 800만, 전면이 210만 화소다.

Fx0의 가장 큰 특징은 외관이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인 일본의 요시오카 도쿠진이 디자인을 직접 총괄했다.

LG전자는 “모두에게 열린 웹 표준기술 기반 운영체제를 지향하는 파이어폭스의 이념을 표현하기 위함”이라며 “반투명한 플라스틱 외관에 각종 부품들을 깔끔하게 배열해 심미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Fx0는 온라인과 KDDI 직영점을 통해 판매된다. 가격은 5만 엔(46만 원)으로 지금까지 출시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비싸다.

이철훈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Fx0는 최신 버전의 파이어폭스 운영체제와 특별한 외관 디자인 등 다른 제조사들이 잘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을 담은 제품”이라며 “내년에도 소비자들에게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을 내놓을까  
▲ LG전자가 일본 이동통신사 KDDI와 공동으로 개발한 업계 첫 LTE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Fx0(LGL25)'

◆ 안드로이드 독주 속 파이어폭스폰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파이어폭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에 비해 하드웨어 사양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기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된다. 따라서 저가 스마트폰 제작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모질라재단이 지난 8월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 인텍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출시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의 가격은 33달러밖에 안 된다. 중국 반도체업체인 스프레드트럼은 올해 초 25달러에 불과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공략대상은 신흥국의 저가 스마트폰시장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중국과 인도, 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이어폭스 운영체제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해 가고 있다”며 “LG전자는 파이어폭스 생태계가 조성되기 전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파이어폭스 운영체제의 점유율이 0.1%로 아직 미미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삼성전자의 ‘타이젠’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이 대안 운영체체로 주목받았지만 여전히 구글 안드로이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18년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은 80%에 이를 것”이라며 “파이어폭스 운영체제 같은 신생 운영체제가 가격 경쟁력만으로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이 본격적으로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선 점도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진영에 악재로 분석된다. 구글은 지난 9월 인도에 10만 원 대 저가 스마트폰인 ‘안드로이드 원’을 출시했는데 앞으로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네팔 등으로 출시국을 확대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