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기 하남시에 세우겠다고 예고한 물류센터가 출발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쳤다.
하남시가 신세계그룹의 물류센터 건립계획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수봉 하남시장은 29일 미사강변도시 28단지 입대위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주민간담회에 참석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중요한 자족시설을 하남시와 의견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신세계그룹에 매각했다"며 "주민 합의없는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은 절대 불가"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 하남사업본부를 방문해 "주민들의 합의 없이는 어떠한 인허가 절차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형 물류센터가 입점하면 교통문제, 도시환경 파괴, 어린이 안전문제 등이 생길 수 있어 구리시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적돼 무산됐다”고 말했다.
미사강변도시연합회도 "신세계그룹이 낙찰받은 부지 인근에 코스트코 입점이 예정돼 있는 데다 주변 도로가 매일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습 정체지역"이라며 "여기에 하루 500대가 넘는 대형트럭이 가세한다면 교통대란은 불 보듯 뻔하다"고 반발했다.
연합회는 "부지 주변이 대규모 공동주택단지인데 물류센터가 들어오면 대형트럭의 매연과 열병합발전소 백연까지 합쳐져 이 일대는 최악의 공기 질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장도 "당초 이 부지는 IBK기업은행의 금융IT센터가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었다"며 "트럭이 끊임없이 드나들 것이 뻔해 초대형 물류센터의 모든 피해는 시민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일부 주민들은 청와대에 신세계그룹의 물류센터 건립을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이 청원에 29일 오후 6시 현재 5100여 명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마트가 사들인 하남미사지구 부지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물류센터를 짓는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한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 공급에서 자족8-3~8-6 모두 4개 블럭을 972억 원가량에 낙찰받았다.
정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아마존같은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지금 구상 중”이라며 “아마 30층 아파트 높이로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예술성을 지닌 온라인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