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성폭력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서 20여 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안 전 지사는 20일 오전 6시20분경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을 나서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범죄 의혹과 관련해 충분히 소명했는지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안 전 지사는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답변하고 다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19일 오전 10시경 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합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셨고 이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해외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모두 4차례 김씨를 성폭행했다.
김씨는 6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안 전 지사를 고소하고 9일 검찰에서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안 전 지사 역시 같은 날인 9일 검찰에서 9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지만 예고없이 자진출두한 것인 만큼 검찰은 재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유지해왔다.
이를 놓고 김 씨의 변호인단은 “안 전 지사의 일방적 출두는 매우 유감”이라며 “피해자를 향한 사과의 태도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 피해자로 알려진 A씨는 14일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안 전 지사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를 통해 폭로했다.
A씨는 안 전 지사가 설립을 주도한 싱크탱크 조직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에서 직원으로 일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2차 조사 등으로 그의 행적을 돌아볼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한 만큼 안 전 지사의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