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현대중공업 임금협상 타결을 위한 9부 능선에 도달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타결했다. 두 회사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수준의 임금협상안을 수용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지만 두 계열사에서 임단협이 타결됨에 따라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먼저 타결

15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가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중공업보다 먼저 단체협상을 타결한 것은 2002년 현대중공업그룹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임금협상 유리한 위치 확보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그동안 현대중공업이 먼저 단체협상을 타결하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를 기준으로 삼고 뒤따라 타결했다.

두 회사에서 타결된 임단협 내용은 현대중공업이 노조에 제시한 최종안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3만7천 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통상임금 100%+300만원 지급, 정기 상여금 700%(통상임금에 포함) 등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를 거부했으나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이를 수용했다.
 
두 회사는 한두 차례씩 노사가 만든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는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무분규 타결기념 20만 원어치 상품권 지급 등이 추가되면서 마침내 타결에 이르렀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쟁점이 됐던 통상임금은 현재 진행중인 1심 판결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 현대중공업은 어찌 되나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협상안을 놓고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를 비롯해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을 5만 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기본급 3만7천 원(호봉승급분 2만3천 원 포함) 인상, 격려금 현행 통상임금 100%+300만 원(100%는 회사주식 지급), 정기상여금 700%(통상임금에 포함), 월차폐지 철회, 미사용 연월차 사용은 현행유지(통상임금의 120%),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 원과 노조휴양소 건립기금 20억 원 출연 등을 제시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7일 오전 9시부터 7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임단협이 해를 넘길 경우 손실이 누적될 가능성에 대해 노사가 함께 우려하는 만큼 연내 타결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타결이 현대중공업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와 울산대병원은 올해 임단협에서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그러나 울산대병원에 이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까지 회사 안을 중심으로 노사협상을 타결해 ‘경영악화에 따른 회사 살리기’라는 회사의 입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권오갑 사장이 생산기술직의 승진폭을 넓히는 등 현장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놓고도 현장에서 긍정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 임금협상 유리한 위치 확보  
▲ 3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2차 부분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울산 본사 노조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