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친척' 방준혁 방시혁, 방탄소년단 앞세워 세계 누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왼쪽)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핏줄은 못 속인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방준혁 의장은 ‘고등학교 중퇴 흙수저’로 출발해 넷마블게임즈를 1등 게임회사로 키워냈다.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흙수저 아이돌’ 소리를 듣던 방탄소년단을 세계적 보이그룹 반열에 올렸다.

친척이 방탄소년단으로 손을 잡고 글로벌시장을 노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FIRE)' 뮤직비디오는 13일 기준으로 유튜브 조회수 3억80만 건을 달성했다. ‘DNA’에 이어 두 번째 3억뷰 돌파인데 이는 국내 가수 가운데 최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미국 최대의 라디오 음악시상식인 '아이하트라디오 뮤직어워드'에서 '베스트 보이 밴드(Best Boy Band)'와 '베스트 팬 아미(Best Fan Army)' 등에서 2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베스트 팬 아미’ 부문에서는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셀레나 고메즈 등 미국 최고의 팝스타들을 제쳤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팝스타의 길을 걷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평소 '살 길은 글로벌 뿐'이라고 말해온 점을 감안하면 방탄소년단만큼 효과적 콘텐츠 제작수단도 찾기 힘들다.

넷마블게임즈는 방탄소년단을 관리하고 육성하는 모바일게임 'BTS월드'를 이르면 상반기에 내놓을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 게임에서 주제곡뿐 아니라 100개 이상의 미공개 영상 등을 공개한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를 글로벌회사로 키우기 위해 ‘모바일게임 이후의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방 의장은 자수성가의 롤모델로 꼽힌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넷마블게임즈를 세워 3조 원대 주식부호가 됐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매출이 2조 원을 넘어서면서 10년 만에 넥슨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자본금 1억 원으로 시작해 놀라운 성공을 거둔 셈이지만 방 의장은 아직 목이 마르다.

해외 게임회사들과 비교하면 국내 게임회사들은 초라한 수준이라 국내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BTS월드를 통해 새로운 장르 개척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방 의장은 “게임이 영화나 드라마, 공연 등과 협력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야 한다”며 “BTS월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게임이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을 내세우면 넷마블게임즈가 아시아권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시장 등을 공략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뿐더러 게임을 안하던 아이돌 팬층까지 이용자로 끌어올 수 있다. 

방탄소년단을 키운 친척 방시혁 대표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물론 BTS월드의 성공은 방시혁 대표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인 만큼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하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방탄소년단만으로 35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이보다 2배가 뛴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방탄소년단은 인지도 없는 중소기획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도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었는데 철옹성이던 미국시장까지 뚫어냈다.

여기에 게임 BTS월드까지 흥행하게 된다면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에서 더 넓고 견고한 팬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증권 전문가들로부터 지나치게 단순한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게임과 융합으로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가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방준혁)

“방탄소년단으로 해외시장의 성공공식을 만들겠다.” (방시혁)

방준혁 의장과 방시혁 대표가 제대로 의기투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