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M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이 잇달아 ‘미투운동’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드라마 방영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안에 중국에 드라마를 수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 김성수 CJE&M 대표이사.
9일 CJE&M 관계자에 따르면 CJE&M은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에 기대가 컸는데 미투운동 이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크로스는 시청률 4%를 가뿐히 넘기며 순항하고 있었지만 주연을 맡은 조재현씨가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알려지며 시청률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CJE&M은 조재현씨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고 예정보다 이른 12회차에 조재현씨가 연기하는 인물 고정훈의 죽음을 앞당겨 방영했다.
크로스는 이미 절반 이상 방영됐는데 드라마의 흐름을 해칠 수밖에 없게 됐다. 4.194%였던 크로스의 시청률은 2월23일 조재현씨의 성폭행 의혹이 처음 나온 뒤 다음 방영회차에서 3.224%로 뚝 떨어졌다.
CJE&M 다른 드라마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CJE&M은 최근 OCN 새 토일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 출연하는 조민기씨와 계약을 해지했다.
조민기씨는 이 드라마에서 국한주역을 맡기로 했지만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됐다. 교수로 일하는 청주대학교에서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CJE&M은 일찌감치 조민기씨의 출연을 확정하고 수차례 예고편을 내보냈는데 3일 방영 직전 다른 배우를 부랴부랴 찾아야 했다.
배우 오달수씨는 tvN 새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출연하기로 했지만 성폭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작품에서 하차했다. 오씨는 이미 촬영을 마친 다른 영화도 있어 제작사와 제작진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E&M은 1분기 방영하는 드라마들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 '깜짝 실적'을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런 기대감이 한풀 꺾이게 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안에 중국에 드라마를 수출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안에 드라마 계약과 제작, 판권수출과 수익인식 등을 모두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중국 수출로 드라마 판권수익을 인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바로 불법 사이트 등에 올라가는 만큼 중국회사와 새 드라마 계약을 맺고 나서 제작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 드라마를 높은 가격에 수입했던 이유는 한류 스타와 드라마의 품질 때문인데 중국보다 높은 제작 품질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불투명하다”며 “중국 수출을 제외하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추정 영업이익은 연간 200억 원씩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드라마 판권시장의 규모는 한해 1500억 원에 이른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해제되면 중국회사들이 한 해 동안 30~40편 국내 드라마 판권을 사들일 것으로 전망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E&M의 드라마 제작 및 유통 자회사로 지난해 11월24일 상장했다. CJE&M이 스튜디오드래곤 전체 지분의 71%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