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12일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2년 만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을 받았고 지난달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이 무산되는 등 풍파를 겪었다.

이번 삼성중공업 조직개편에서 삼성그룹 조직개편의 키워드인 슬림화가 그대로 적용됐다. 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 조직 슬림화, 내실 다지기에 집중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영업실을 해체하고 영업팀은 조선시추사업부와 해양생산사업부로 이관했다. 사업부별 영업경쟁을 유도해 효율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군살빼기 조직개편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영업에서부터 소통이 제대로 이뤄져야 설계와 공정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줄어든다”며 “이번 조직변화는 사업부별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에서 사업부 산하 기본 설계팀을 기술영업팀으로 재편했다. 영업에 설계팀이 참여하도록 만들어 설계변경이나 클레임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설계와 설계관리 조직을 재편해 통합 프로젝트관리(PM) 조직을 신설했다.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프로젝트들을 회사전체 시각에서 관리조정함으로써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사업관리담당 조직을 없애고 해당 기능을 경영지원실로 통합하는 한편 일부 팀을 그룹으로 축소하는 조치도 취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 조직을 정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엔지니어링과 합병 재추진을 위한 포석인가

삼성중공업의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 10일 실시된 삼성엔지니어링의 조직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존의 9본부 3실 조직을 9본부 2실 조직으로 축소하며 조직구조를 슬림화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4일 임원인사에서도 임원을 줄이고 일부 임원들을 삼성중공업으로 옮겼다.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조직 슬림화와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의 경쟁력을 높여 다시 합병을 추진하려는 포석이 아니냐고 해석한다.

최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도 삼성중공업은 박대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은 박중흠 사장 체제를 유지해 합병 재추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부 임원의 이동을 이유로 합병 재추진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며 “현재 합병과 관련해 진행중인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