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12년 만에 전문경영인 CEO를 교체한다.

윤재승 대웅제약 대표이사 회장은 그동안 투자했던 신약 개발들의 성과에 맞춰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
 
윤재승, 대웅제약 젊은 CEO로 교체해 해외진출에 속도 붙여

윤재승 대웅제약 대표이사 회장.


6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윤재춘 대웅 대표이사 사장과 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한다.

12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온 이종욱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춘 사장은 카이스트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경영관리, 생산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부터 지주사 대웅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전승호 본부장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했고 2014년부터 대웅제약의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새로 내정된 대표들이 회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앞으로 어떤 기대를 받는지도 아직은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윤재승 회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연구개발의 성과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대표이사로 내정된 전승호 본부장은 40대의 젊은 경영인인데다 글로벌사업을 이끈 경험까지 갖췄다.

전 본부장은 글로벌전략팀 부장으로 2013년 상처치료제 ‘이지에프’의 터키 수출을, 2014년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 ‘이매티닙’의 이란 진출 등을 이끌었다.

윤재춘 사장도 바이오신약개발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의 대표를 맡아 자가면역 항암제의 기술수출을 이끄는 등 글로벌 제약시장 진출을 이끌었다.

이종욱 부회장은 약학 박사 출신에 40년 이상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하며 신약 개발을 이끌었지만 70대의 고령인 만큼 글로벌 감각은 떨어질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이 부회장 주도로 투자에 힘써 왔다면 이제 그 성과들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겠다 의도인 셈이다. 
 
윤재승, 대웅제약 젊은 CEO로 교체해 해외진출에 속도 붙여

▲ 윤재춘 대웅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


대웅제약은 올해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한올바이오파마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임상2상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 회장 취임 뒤 이뤄진 인사제도 개편이 꼭 글로벌사업 강화를 위한 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신약들의 수출을 앞둔 시점에서 글로벌사업본부 중심으로 해외 영업에 힘쓰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윤재승 회장은 2014년 대웅제약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면서 연공서열이 아닌 직무 역량에 따라 직급을 나누는 조직제도 개편을 시행했다. 팀장부터 본부장까지 30~40대의 젊은 직원들을 대거 승진하면서 세대교체도 이끌었다.

협력사나 병원 등과 관계가 중요한 제약업계에 맞지 않는 조치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384억 원을 내 2016년보다 48.4% 급증하는 등 실적이 좋아지면서 윤 회장의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회장이 12년 만의 CEO 교체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