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세대교체에 나설까.

계열사 6곳의 사장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경영 안정성을 위해 소폭 인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조 회장이 인적쇄신을 위해 세대교체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이병찬 설영오 이신기, 연임 성공 가능성 높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3월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6곳의 사장 후보를 추천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세대교체 추진하나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과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왼쪽부터).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과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동대 제주은행장,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 등 6명의 임기가 3월에 끝난다.

조 회장이 회장을 맡은 뒤 실시되는 첫 계열사 사장단 인사인 만큼 지난해보다 더욱 뚜렷한 자기 색깔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인사에서는 조 회장이 내정자 신분이었던 만큼 적극적으로 목소리는 내기엔 어려웠다.

이번에 임기가 끝난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한동우 전 회장 체제에서 선임됐던 인물들인 만큼 교체폭이 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신한금융그룹의 일반적 관행상 계열사 사장들에게 2+1년 임기를 보장해왔던 만큼 큰 변수가 없으면 올해 임기 2년차를 마무리 짓는 이병찬 사장과 설영오 사장, 이신기 사장 등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병찬 사장은 취임한 뒤 신한생명의 수익성과 건정성을 모두 잡아내면서 생명보험업 전문가로서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1955년생으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사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설영오 사장도 신한캐피탈의 실적을 늘려  연임 가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신기 사장은 임기동안 신한아이타스의 순이익이 제자리에 머무른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아이타스 순이익 규모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64억 원, 2016년 76억 원, 2017년 65억 원 등이다.

민정기 김영표 이동대, 거취에 변화 생기나

이와 달리 민정기 사장과 김영표 대표, 이동대 행장 등은 이미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 거취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점쳐진다.
 
조용병,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세대교체 추진하나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과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 이동대 제주은행장(왼쪽부터).


민정기 사장과 김영표 대표는 2015년 3월부터, 이동대 행장은 2014년 3월부터 각각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영표 대표는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오른 뒤 순이익 규모를 꾸준히 늘린 공로를 인정받아 다른 계열사 사장으로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한저축은행 순이익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111억 원에서 2015년 80억 원으로 주춤했지만 그 뒤 2016년 125억 원, 2017년 168억 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김영표 대표가 1960년 생으로 비교적 적은 나이라는 점도 최근 세대교체에 힘을 싣고 있는 조 회장의 뜻과도 맞아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1965~1966년 생 임원들을 사업그룹 담당 상무로 임명하는 등 세대교체를 실시했다.

지난해 7월 계열사 사장에 선임된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1966년 생)과 유동욱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1961년 생), 남궁흔 신한리츠운용 사장(1962년 생) 등도 모두 1960년대 생들이다.

이동대 행장은 이미 두 차례 연임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제주은행장으로 일하면서 제주은행의 순이익 규모를 대폭 끌어올렸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대 행장은 2014년 취임한 뒤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 기간에 제주은행 순이익 규모는 2014년 139억 원에서 2015년 194억 원, 2016년 252억 원, 2017년 251억 원 등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조 회장이 KB금융지주와 본격적 선두 다툼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과감한 인적쇄신을 실시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디지털금융과 글로벌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한은행 중심의 ‘순혈주의’ 인사보다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이 임기 2년차를 맞이하면서 ‘조용병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물갈이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조 회장이 구상한 신한금융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