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리퍼비시(재활용)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나온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리퍼비시 스마트폰 판매량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리퍼비시 스마트폰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10%에 이를 정도로 증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이 1천 달러를 웃돌 정도로 높아진 반면 이전작과 변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점이 리퍼비시 스마트폰 판매 호조 원인으로 분석됐다.
출시된 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지난 스마트폰이 제조사 또는 유통점에서 리퍼비시 제품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6년 649달러에 출시했던 아이폰7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549달러에, 리퍼비시 제품은 4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후속제품인 아이폰8 판매가격보다 200달러 낮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리퍼비시 아이폰이 신제품 수요를 잠식해도 콘텐츠 판매로 충분히 이득을 볼 수 있다"며 "아이폰 신규 사용자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리퍼비시 스마트폰 판매에 그동안 비교적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현재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리퍼비시 제품은 갤럭시S6엣지에 그친다.
하지만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중고 스마트폰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전략변화를 고심하고 있다"며 리퍼비시 제품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을 수정한 제품의 가격을 낮춰 내놓은 뒤 높은 판매량을 올렸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다른 스마트폰도 리퍼비시 제품으로 출시해 소비자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마트폰시장 성장 둔화로 제조사들이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신제품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부담이 적은 리퍼비시 스마트폰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