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2-25 08: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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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들이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인슈어테크를 활용한 시스템이나 보험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슈어테크가 보험회사의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해외 인슈어테크 사례들도 주목받고 있다.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슈어테크가 보험회사의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해외 인슈어테크 사례들이 눈에 띈다.
인슈어테크란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기존 보험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2억6150만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인슈어테크 벤처투자가 2016년에는 11억9270만 달러까지 급성장하는 등 해외에서는 인슈어테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인슈어테크 투자의 75%가 이뤄지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인슈어테크시장으로 꼽힌다.
미국의 인슈어테크 투자 대부분은 건강보험에 집중돼 있다. 예방치료를 강조하는 오바마케어의 실행과 원격의료의 규제가 철폐되면서 건강보험 관련 인슈어테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미국의 인슈어테크 전문보험사 ‘오스카(Oscar)’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손목 밴드형 웨어러블 기기로 신체정보를 수집하고 의료건강 빅데이터를 구축해 환자 진단에 사용하고 있다.
오스카는 보험 가입자에게 이 기기를 제공하면서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할 때마다 하루 1달러씩 월 최대 20달러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내놓아 유명세를 탔다. 이 서비스가 2013년에 시작한 뒤 2년 만에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의료보험 가입자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4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오스카는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재활훈련 기술을 사용해 재활치료 효과를 높이고 고령자 및 장애인들도 더욱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현행 의료법 규정 때문에 보험사들이 아직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지만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 만큼 국내 보험사들이 연구개발을 서둘러도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의료행위를 ‘의료인이 하는 의료·조산·간호 등 의료기술의 시행’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헬스케어 서비스가 의료행위로 간주되는 만큼 ‘의료인’이 아닌 보험회사들이 관련 서비스나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헬스케어 상품의 출시를 돕기 위해 의료법상 의료 행위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해주는 법령해석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IBM의 인공지능(AI)인 ‘왓슨 익스플로러’는 보험계약자의 병력, 입원기간, 복용 의약품 등의 정보를 분석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보험금 산정 업무를 한다.
보험회사가 ‘왓슨 익스플로러’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20억 원의 초기 비용이 들고 업데이트 등에 필요한 유지비용이 매해 1억5천만 원이 소요된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왓슨 익스플로러’를 통해 매해 14억 원가량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면서 전 세계 각지에 있는 보험사들이 왓슨 익스플로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대형 보험사인 ‘후코쿠생명보험’은 34명의 보험사정 직원을 IBM이 만든 인공지능 ‘왓슨 익스플로러’로 교체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보험 상품도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미국 손해보험회사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는 ‘스냅샷’이라는 소형 장비를 이용해 운전행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최대 30%까지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을 2015년부터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DB손해보험이 2016년 국내 업계 최초로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반영하는 UBI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을 선보였다. KB손해보험이 지난해 말 이 특약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삼성화재와 한화손해보험도 올해 안에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