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사드보복 이후 중국에서 저가 판매전략으로 돌아섰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현지 전략형 신차를 출시하는 방식으로 중국 제품군을 전면 개편하는 데 향후 1~2년이 더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 사드보복 뒤 중국에서 저가공세 나섰지만 아직 갈 길 멀어

▲ 담도굉 베이징현대 총경리.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현재 중국에서 실질적으로 판매하는 차종은 모두 14종인데 이 가운데 사드보복 이후 출시한 차종은 2종이 전부”라며 “지난해 9월 새 레이나를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32% 낮췄고 같은 해 11월 기존 모델보다 24% 가격을 낮춘 새 ix35를 출시했다”고 파악했다.

현대차는 사드보복 이후 중국에서 가격을 낮춘 현지 전략형 차종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현대차는 사드보복 이전에 이미 단종된 차종을 비교적 고가에 판매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저가 차량을 쏟아내는 중국 완성차회사들에게 수요를 뺏기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현지 전략형 차종의 새 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췄는데 가격 인하폭을 감안하면 새 쏘나타를 아반떼 가격으로 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파격적 가격정책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나머지 차종들까지 새 차로 바꾸면서 가격대를 낮추는 제품군 개편작업에 1~2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는 사드보복을 계기로 중국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맺은 관계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드보복을 겪는 가운데 부품회사의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베이징기차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베이징기차는 내부적으로도 올해 상해거래소 A주 시장(특정 외국인 기관 투자자 이외에는 외국인 개인 투자자가 매매할 수 없는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베이징기차는 베이징벤츠의 성장 지속, 베이징현대의 비용 절감, 자체 브랜드 구조조정 등 3가지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이익 기여도가 커진 베이징벤츠 중심의 성장 전략을 핵심으로 삼고 베이징현대에서 비용절감으로 가격을 낮추고 실적을 개선하는 데 치중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저가 판매전략으로 돌아서고 베이징기차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현대차 중국사업에 크게 의존했던 국내 부품회사들이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베이징기차는 기존에 한국 부품회사 중심이었던 베이징현대의 부품 조달망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도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가 제품군을 강화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에 있어 선택지가 많지 않은데 이에 따라 현지 부품회사와 거래를 늘리고 기존에 거래하던 부품회사들을 통해 저가 부품 조달을 늘릴 것”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