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2-19 17: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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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한국 철강회사가 미국의 무역장벽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철강회사가 미국에 팔던 철강제품을 중국에 팔면서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고 미국 수출비중도 낮아 단기적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 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 우유철 현대제철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9일 “미국이 철강 무역규제 강화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이 철강 수입을 줄이고 중국에서도 철강 수출이 감소한다면 글로벌 철강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상무부는 16일 외국산 철강제품에 관세율을 24% 부과하는 것, 한국과 중국 등 12개국의 철강제품에 관세율 53% 부과, 외국산 철강제품 수입량을 2017년 수출액의 6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무역확장법232조 권고안을 백악관에 제출했다.
무역확장법232조는 수입제품이 미국의 통상안보에 문제를 일으킬 때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법을 말하는데 1963년 제정된 이후 2011년에 한 번 적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상무부의 권고안을 채택할지 말지 등을 올해 4월11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설비 가동률을 지난해 74%에서 앞으로 8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무역확장법232조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이 미국의 철강설비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높이려면 철강 수입량을 1300만 톤 정도 줄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수입하지 않는 철강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판매량을 유지하고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효과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철강 공급과잉을 완화하고 있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철강 감산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중국 철강수출량은 2017년보다 1500만~2천만 톤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한국 철강회사가 미국에 팔던 철강제품을 중국에 팔면서 타격을 만회할 것으로 이 연구원은 바라봤다.
한국 철강회사는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제품 규모도 진작부터 줄여왔다.
포스코는 전체 수출에서 미국비중이 3%, 현대제철 4%, 동국제강 4% 정도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파악한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몇 해 전부터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많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철강회사들은 전체 수출에서 미국 수출비중이 줄여왔다.
▲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이휘령 세아제강 대표이사 부회장.
세아제강은 전체 매출에서 미국 수출비중이 20~30%로 높지만 미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직접적 타격을 다소 비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세아제강이 이미 다른 철강회사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무역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세아제강은 2016년 미국 휴스턴에 있는 유정용강관 생산설비와 후처리설비 등을 러시아, 멕시코 철강회사로부터 인수하고 세아스틸USA라는 생산법인을 세웠다. 세아스틸USA의 생산능력은 연간 15만 톤 정도다.
이재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232조를 발동하려면 의회 동의가 필요한데 언제쯤 효과가 발생할지 알 수 없고 세금규모 등 구체성도 약하다”며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을 추정하는 데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중립적 사안”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