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장 초반 9% 가까운 오름세를 보이다 떨어져 소폭 상승한 채 마감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주식 액면분할과 현금배당 확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투자자 기대가 높았지만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이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하다 제자리, 액면분할 효과 놓고 반응 엇갈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3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0.2% 오른 249만5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9%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며 270만 원대까지 올라 거래됐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가 크게 꺾이며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주식을 50:1로 액면분할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현재 250만 원대인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로 낮아지게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 물량이 적고 1주당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소액주주가 투자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투자자 기반을 넓히기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더 많은 사람에게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제공하며 주식거래도 더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주가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잉여현금의 절반인 5조8천억 원을 모두 주주 현금배당에 활용하기로 했다. 2016년 연간 배당금액이었던 4조 원과 비교해 약 46% 늘어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사 분석이 이어지며 주가 상승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은 지속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 아니다”며 “오히려 반도체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주가흐름이 부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도 “일반적으로 액면분할된 주식은 단기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지만 곧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며 “장기적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수개월째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만큼 주가가 오르자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주문이 급증한 점도 주가 상승세가 힘을 받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31일 삼성전자 주식 거래대금은 약 3조3238억 원으로 증시 역사상 단일종목 거래액 최고치를 보였다.

하지만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결정으로 약 10% 정도의 단기 주가 상승여력을 확보했다”며 “소액투자가 제한됐던 문제가 해소돼 주가 상승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