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운명의 날 시계’가 자정을 향해 30초 가까워졌다. 북한의 핵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대응이 영향을 미쳤다.
26일 미국 핵과학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운명의 날 시계의 분침이 자정 2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며 “지난해 발표한 시각보다 30초 앞당겨졌고 이는 종말에 가장 가까워진 시각”이라고 발표했다.
▲ 26일 미국 핵과학자회 홈페이지에 운명의 날 시계의 시각이 자정 2분 전으로 새로고침됐다. |
시계의 분침이 자정 2분 전까지 가까워진 것은 1953년 이후로 처음이다.
운명의 날 시계의 분침은 1953년 미국과 소련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긴장이 극대화한 상황에서 밤 11시58분을 가리켰다.
핵과학자회는 북한의 핵 도발과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노선이 지구 종말을 앞당겼다고 봤다.
핵과학자회는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프로그램에서 놀라운 진전을 거뒀다”며 “이는 북한과 주변 국가, 미국까지 위험을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핵과학자회는 “미국과 북한의 과장된 비유법과 도발적 행동들이 오판이나 사고에 따른 핵 전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과학자학회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도발적 언행을 삼가야 한다”며 “또 미국과 북한은 다양한 소통 창구를 개방하고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과학자학회는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첫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 참여한 과학자들이 1945년 세운 단체다. 이들은 과학자와 노벨상 수상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매년 운명의 날 시계의 시각을 발표한다.
이 시각은 핵무기 보유국들의 동향을 종합해 결정되고 2007년 지구온난화가 새 위협 요인으로 포함됐다.
핵과학자학회는 1947년 운명의 날 시계를 자정 7분 전인 11시53분으로 처음 설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