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태라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메모리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과 불리한 환율효과, IT기기 비수기 효과 등 악재를 고려해도 글로벌 반도체기업과 비교해 주가가 최근 너무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저평가", 아이폰X 판매부진 우려 과도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지난해 12월부터 하락세를 보인 한국의 주요 아이폰 부품업체 주가는 아이폰X의 판매 부진 영향에 해외업체들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주요 부품공급사로 꼽히는 LG이노텍의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0.4%의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인터플렉스 주가는 28.3%, 비에이치 주가는 31.5% 각각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도 같은 기간 4.7%, SK하이닉스 주가는 9.3%에 이르는 하락폭을 보였다. 애플이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최대 고객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아이폰을 포함한 전자제품 비수기가 찾아오는 데다 아이폰X의 판매 부진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는 만큼 부품업체 주가가 대체로 약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폭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도 과도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연구원은 “아이폰X의 판매 부진에 따른 D램 수요 감소 효과는 전체 D램 수요의 0.5%, 낸드플래시 수요의 1.7%에 그칠 것”이라며 “영향을 받는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메모리반도체 부정적 업황 전망과 불리한 환율효과 등 최근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은 요인들을 고려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글로벌 반도체기업보다 훨씬 저평가된 상태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약세는 비정상적 수준”이라며 “외국인 주주의 투자심리 약화와 외국인 대주주 과세 강화 논의 등이 추가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따라서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확정실적이 발표되고 나면 주가가 다시 상승국면에 접어들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1일, SK하이닉스는 25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사업전망을 발표한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불안은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연초 조정기간을 거치고 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