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대흥행으로 한국영화 시리즈물 역사 새로 쓸까

▲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포스터.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대대적 성공을 거두면서 앞으로 한국영화에서 다양한 시리즈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신과함께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과 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3편의 제작 가능성을 열어뒀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과함께는 20일까지 누적 관객 수 1340만5351명을 기록했다.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여전히 11%가 넘는 실시간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400만 명 돌파는 거뜬할 것으로 점쳐진다.

1400만 명을 돌파할 경우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베테랑'을 제치고 흥행순위 3위에 오르게 된다. 2위 '국제시장'의 누적 관객 수가 1426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2위까지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신과함께에 무려 350억 원대의 순제작비가 투입됐다.

특히 한국영화 가운데 최초로 1편과 2편이 동시에 제작돼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롯데쇼핑) 입장에서 큰 모험이었다. 1편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2편의 흥행을 놓고 더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1편이 기대 이상으로 흥행하면서 이미 1편만으로 2편의 제작비도 모두 회수했다. 2편의 흥행을 놓고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편은 올해 여름에 개봉한다.

신과함께의 흥행으로 한국영화에서도 후속편을 염두고 두고 만들어지는 시리즈물이 활성화될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용화 감독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후속편을 만들게 된다면 3편과 4편을 동시에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아직 제안은 받지 못했는데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어 (제안이 오면)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동연 대표는 더욱 적극적으로 3편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는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신과함께 후속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신과함께 드라마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시리즈물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흥행을 두고 부담감이 덜하다. 이미 알려진 소재이다 보니 홍보도 쉽고 관객들을 끌어들이기도 어렵지 않다. 시리즈물 영화는 한국영화에서는 드물지만 할리우드에서는 매우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개봉해 인기를 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와 ‘스파이더맨: 홈커밍’, ‘킹스맨: 골든 서클’, ‘토르: 라그나로크’는 모두 시리즈물이다. 이 밖에 관객들에게 친숙한 어벤져스 시리즈, 007과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역시 몇 년마다 한 번씩 꾸준히 관객을 찾아온다.

시리즈물은 상대적으로 투자금을 모으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제작단계부터 어느 정도 관객 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동연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할리우드를 먹여 살리고 다양성 영화를 투자할 수 있는 것은 프랜차이즈영화들이 돈을 벌어주기 때문”이라며 “신과함께가 2편까지 잘 된다면 3편과 4편도 제작할 수 있고 프랜차이즈를 토착화해서 성공하면 한국에서 안전한 자금줄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영화 가운데 시리즈물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신과함께 수준으로 흥행한 작품은 없었다. 그나마도 뒤로 갈수록 관객 수가 점차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조선명탐정’은 2011년 1편이 개봉해 누적 관객 수 478만 동원했고 2015년 2편이 개봉해 누적 관객 수 387만 명을 보였다. 조만간 3편이 개봉한다.

이 밖에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이 시리즈물로 나왔으나 부실한 전개 등을 이유로 뒤로 갈수록 흥행이 저조했다. 기획단계부터 후속작품을 염두에 둔다기보다 1편이 기대 이상으로 흥행하면서 1편의 흥행에 기대어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