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 만에 파업을 벌였다.
권오갑 사장이 경영정상화 동참을 호소하고 파업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경고하는 등 강온 양면책을 썼지만 결국 파업을 막지 못했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회사와 52차례의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자 결국 파업을 선택했다.
노조는 이날 파업집회의 참가자 규모가 6천 명 안팎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회사는 3천 명 정도라고 파악했다.
이날 파업의 영향력에 대한 입장도 엇갈렸다. 노조는 “현장작업은 거의 안 이뤄졌고 하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정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는 “생산이 이뤄졌기 때문에 피해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사는 이날 임단협협상도 함께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파업과 함께 진행된 교섭에서 사측이 매우 굳은 표정으로 들어와 앉아있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협상이 진행될 것 같지 않아 그냥 나왔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임금인상이 담긴 수정안을 내놓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감정도 악화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며 최근 울산지법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 결과는 12월에 나온다. 회사는 "노조의 쟁의행위는 조합원 찬반투표 기간의 무기한 연장, 개표결과에 대한 문제점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것이 다수 법률가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과정에서 회사가 개입하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며 권오갑 사장을 비롯해 노사관계 담당임원을 울산고용노동지청에 고발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8일 다시 만나 교섭을 진행한다. 노조는 2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일정을 논의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 현대중공업노조가 27일 오후 회사내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 쟁취를 위한 투쟁을 외치고 있다.<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