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시네마사업부, '신과함께' 대성공으로 분사 작업 탄력받나

▲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신과함께-죄와 벌’이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신과함께로 얻은 자신감을 앞세워 앞으로 더욱 공격적으로 한국영화의 투자와 배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과함께는 개봉 16일 만인 4일 천만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해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신과함께는 해외 103개국에 선판매됐는데 대만과 베트남, 태국 등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내부적으로 신과함께의 목표를 1300만 명 돌파로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에 나올 2편의 완성도에도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간 대작보다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 영화를 주로 선보였는데 신과함께가 처음으로 천만영화에 합류했다.

신과함께를 제외하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다. 이 영화는 866만6천여 명을 관객을 동원했다. 당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첫 천만영화가 될 기대감이 높았지만 900만 명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신과함께의 경우 롯데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 큰 모험이었다.

신과함께는 한국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1편과 2편이 동시에 제작됐다. 1편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2편의 흥행을 놓고 더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초반 투자와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엔터테인먼트(CJE&M)가 중간에 손을 떼고 롯데엔터테인먼트로 투자배급사가 바뀌었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판타지영화인 데다 90% 이상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흥행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예고편이 공개된 뒤 원작의 주요인물이 사라지고 설정이 바뀐 점을 놓고 원작팬들의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니 관객들의 호평과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1편의 성적표를 볼 때 여름에 개봉하는 2편 역시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

신과함께의 흥행으로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부의 분할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부는 영화의 투자배급을 맡고 있는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영화관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사업이 주력인 롯데쇼핑에 속해 있어 경영전략을 주도적으로 짜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분사를 통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 투자배급사업뿐만 아니라 영화관사업에서도 해외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는 업계 2위의 극장사업자이지만 1위 CJCGV와 격차가 크다. 특히 CJCGV가 일찌감치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 국내사업의 적자를 해외사업에서 만회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5월 베트남에 영화관을 열며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했지만 그 뒤 확장속도는 더뎠다. 10년 동안 44개 영화관을 여는 데 그쳤다.

롯데쇼핑은 당초 지난해 시네마사업부를 분사하려 했다. 그러나 법원이 두 차례나 불허를 통보하면서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현재 분사 여부와 분사시기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