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이 미국 업체로부터 상표권 침해 소송을 당했다.
삼성전자는 밀크를 대표 콘텐츠 브랜드로 키우려고 하는데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
|
|
▲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 |
미국 멀티미디어 업체인 ‘밀크 스튜디오’가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밀크 스튜디오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15년 된 업체다.
밀크 스튜디오는 사진 스튜디오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주로 톰 포드 등 디자이너들의 패션쇼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 등 뮤지션들의 음악 녹음 및 뮤직 비디오 제작공간으로도 쓰인다.
밀크 스튜디오는 삼성전자가 밀크 스튜디오의 이미지를 이용하기 위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크라는 명칭을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사업 파트너들이 삼성전자와 밀크 스튜디오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밀크 스튜디오는 소장에서 “우리는 삼성전자와 2006년부터 무려 18차례 이상 협력했다”며 “삼성전자는 밀크뮤직을 내놓기 전 같은 이름의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크 스튜디오는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밀크라는 이름의 자체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의도적인 상표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밀크 스튜디오에 따르면 이들은 삼성전자가 3월 밀크뮤직을 출시했을 때 삼성전자에 밀크 상표 사용중단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가 8월 밀크 브랜드 사용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했다는 것이 밀크 스튜디오의 주장이다.
밀크 스튜디오는 불공정한 경쟁과 상표가치 희석에 따른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밀크 스튜디오가 요구한 배상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밀크뮤직에 이어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비디오’를 출시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밀크를 대표 콘텐츠 브랜드로 키우려고 한다고 본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밀크뮤직과 관련해 미국에서 소송을 당하면서 이런 전략에 일정 부분 차질이 생기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구글,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번 소송으로 골칫거리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밀크뮤직과 관련한 갈등을 겪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삼성전자가 밀크뮤직을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이 계약위반이라며 유료화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 유료 서비스를 추가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