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오 호샤(55) 한국GM 사장이 신형 소나타에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신형 소타타가 탑승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한국GM이 ‘가장 안전한 차’란 이미지를 시장을 공략해 왔는데, 신형 소나타가 ‘미국 기준을 만족했다’고 안정성을 내세운 데 대해 선수를 치고 나온 것이다.

  호샤 한국GM 사장, 신형 소나타 안정성 비판  
▲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호샤 사장은 지난 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중형 세단 쉐보레 말리부 디젤의 첫 공개 현장에서 “(자동차에 쓰인)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안전성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현대차가 신형 LF소나타를 내놓으면서 강조한 ‘초고장력 강판 비율 51%’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호샤 사장은 이날 “자동차 차체에 100% 초고장력 강판을 도입하면 탑승자 안전성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샤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는 “강성도 높아야 하지만 물체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흡수 능력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초고장력 강판으로 차의 내구성을 높인다 해도 승객의 안전을 위한 전자기기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한국GM은 쉐보레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쳐왔다. 지난해 기준 498만 대가 팔린 글로벌 브랜드인 쉐보레는 ‘가장 안전한 차’란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다. 한국GM이 내놓은 쉐보레 브랜드 자동차 역시 안전성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했다. 

한국GM이 개발한 ‘쉐보레 소닉(국내명 아베오)’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IIHS)가 선정한 ‘2012년 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됐다. ‘쉐보레 스파크’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2014년 가장 안전한 차’로 뽑혔다. 스파크는 안전성을 시험하는 4개 부문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를 받으며 경차 모델 중에는 유일하게 ‘가장 안전한 차’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도입 때부터 이런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3-5-7 쉐비 케어’ 서비스를 널리 홍보하기도 했다. 쉐비 케어는 한국GM의 대표 서비스로, 3년간 무상점검 및 소모품 교환, 5년간 또는 10만km 주행 시 차체 및 일반 부품 보증기간 적용, 7년간 24시간 무상 긴급출동을 보장한다.


현대차는 최근 신형 LF소나타를 발표하면서 안정성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개발 단계부터 미국 충돌안전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초고장력 강판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했다고 했다. 기존 차체엔 21%만 쓰였던 초고장력 강판을 51% 사용까지 끌어올렸다. 초고장력 강판이 일반 강판보다 내구성이 좋아 차체가 쉽게 부서지는 것을 막는다.

현대차가 안정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소비자로부터 “국내차 따로 수출차 따로”라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신형 소나타가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GM이 내놓은 말리부 디젤 역시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 그러나 초고장력 강판이 차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한국GM에 따르면 말리부 디젤의 차체에서 초고장력 강판과 고장력 강판이 차지하는 비율은 총 65%다. 전문가들은 한국GM이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발표하지 않은 것을 보면 LF소나타보다는 사용률이 낮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호샤 사장은 쉐보레 말리부가 국산 주력 중형 세단 중 첫 번째 디젤 모델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해의 ‘디젤 열풍’을 의식한 발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디젤차는 67만2025대로 전년 대비 13.5%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신규등록 차량 1940만864대 중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43.5%에 달해 가솔린차를 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디젤차가 인기를 끌면서 수입차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국내 신규등록 차량 중 수입차는 90만4314대로 4.7%를 차지했다. 2008년의 2.1%와 비교해 5년 만에 2.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9만7185대로 62.1%에 달한다. 지난해 수입차 모델별 판매 순위 10위 중 8개 차종이 디젤차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국내 차의 비중은 미미하다. 디젤차 시장에서 국내 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3% 선에 불과하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 디젤차 시장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는 LF쏘나타를 앞세워 전 승용차에 디젤차 라인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하반기에 SM5 디젤 모델을 출시한다. 쌍용자동차는 ‘코란도스포츠’ 자동변속기 모델과 소형 SUV ‘X100’ 등을 통해 본래 우위를 가지고 있던 SUV 디젤차 시장을 챙기기로 했다. 유일한 세단인 체어맨도 디젤 모델을 내놓는다.

  호샤 한국GM 사장, 신형 소나타 안정성 비판  
▲한국GM이 6일 쉐보레 말리부 디젤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