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후보 선임을 연기했다.
금융노조는 이사회 회의장에 들어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은행연합회는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의 내정설로 촉발된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해 회장후보 선임을 미뤘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8일 총회에서 회장 선임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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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 |
은행연합회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후보 추천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이사회 구성원들이 논의했으나 결정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박병원 회장과 김영대 부회장을 비롯해 KB국민, IBK기업, NH농협, KDB산업, 신한, 우리, 하나, 전북, 한국씨티,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10개 시중은행장으로 구성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이날 신임 회장후보를 추천해 28일 총회에서 선임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의 회장 내정설이 번지면서 결국 선임절차가 미뤄졌다.
이사회는 하 전 행장 내정설 논란이 거세진 것을 고려해 차기 회장후보 추천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오는 28일 열리는 은행연합회 총회에서 정회원 22곳의 투표나 서면의결을 통해 차기회장을 선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노조 은행연합회지부 등은 하영구 전 행장의 내정설에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노조는 24일 이사회 회의장에 들어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은행연합회 회장 선출이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회추위를 구성해 회장을 뽑는 절차에 착수할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기준 의원과 이학영 의원도 24일 오전 금융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은행연합회 회장후보 선출과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김기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금융당국과 정부의 관치인사 음모를 저지하고 현장의 올바른 의견을 수렴해 은행연합회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관계자도 “은행장들이 특정인사를 추대했다는 언론보도와 달리 내정설을 아예 모르는 행장들이 있었다”며 “금융당국은 관치금융을 중단하고 은행연합회장 인선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하영구 전 행장은 지난달 한국씨티은행에서 퇴직하고 KB금융지주 차기회장에 도전했다. 그러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하 전 행장은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등과 경쟁구도를 형성했지만 얼마 뒤 하 전 행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은행장들이 하 전 행장의 내정설을 부인하면서 금융당국이 의도적으로 내정설을 퍼뜨렸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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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 위)이 24일 오후에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 현장에 들어와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에게 항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다가가고 있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