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직접 설계하고 생산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탑재하는 모바일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한다.
최초로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갤럭시S9 등 스마트폰 신제품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사물인터넷 기기 등에 모두 핵심인 만큼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것으로 보인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29일 “삼성전자가 가전전시회 ‘CES2018’ 개막을 앞두고 엑시노스 신제품 공개를 예고했다”며 “강력한 성능을 갖춘 제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1월4일 엑시노스 반도체 신제품을 정식으로 공개한다”며 “단순한 부품이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에 탑재될 ‘엑시노스9810’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엑시노스9810은 정식 공개 전부터 1월8일 개막하는 CES2018의 혁신상 수상작 가운데 하나로 발표되며 주목을 받았다.
CES는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로 행사를 열기 전 기술력이 뛰어난 수상작 명단을 미리 공개한다. 엑시노스 반도체가 CES 혁신상을 받은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신제품에 혁신을 강조하고 CES에서 기술경쟁력도 인정받은 것을 볼 때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가 최초로 적용됐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사람 뇌의 신경망과 비슷한 설계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기존 프로세서와 그래픽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애플은 9월 공개한 신제품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에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AP ‘A11바이오닉’을 탑재하며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과 상용화에 앞서 나갔다.
화웨이도 최근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AP ‘기린970’을 새 스마트폰에 적용해 내놓았고 퀄컴은 내년 출시하는 ‘스냅드래곤845’ AP에 인공지능 기반 설계를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주요 AP 경쟁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가장 뒤늦게 인공지능 반도체를 내놓는 셈이다.
인공지능 설계를 적용한 AP를 스마트폰에 탑재하면 음성인식기능과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강화, 사물인식을 통한 카메라 성능개선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정보를 서버에 보낸 뒤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 AP가 내부적으로 이런 연산을 처리할 경우 구동속도와 성능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CES2018에서 엑시노스 반도체와 이를 적용한 다양한 제품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사물인터넷 가전에도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기기들이 점차 스마트폰과 같이 고사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자체개발 AP '엑시노스' 시리즈. |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영역 확대에 엑시노스 기술 발전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아우디에 2018년부터 엑시노스를 차랑용으로 공급한다는 발표를 내놓았는데 이번에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용한 자율주행 솔루션 등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TV와 냉장고 등 사물인터넷 가전에도 인공지능 관련기술을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엑시노스 시리즈 적용분야는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전문매체 엔가젯은 “애플과 화웨이의 인공지능 반도체는 아직 사용자가 체감할 만한 수준의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AP 개발에 경쟁업체보다 후발주자로 나서더라도 기술력을 추격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