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내정자가 KB금융에서 전략업무를 쌓은 경험을 앞세워 해외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활로를 찾을까?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내정자가 국민카드를 새로 맡은 데는 국민카드의 수익구조 재편이 더욱 시급해진 점이 고려된 것으로보인다.
KB금융은 이 내정자를 소개하면서 “국민카드는 카드사업의 수익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신규사업에 진출하고 디지털화 등 경영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그럴 수 있도록 조직과 프로세스를 정비하기 위해 이 내정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카드는 올해 중소가맹점의 결제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1~3분기에 순이익 2399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줄었다.
앞으로도 낮은 카드 결제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민카드는 카드론의 수익비중이 높아 법정최고금리 하락에 따른 부담도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카드업계 경력이 없지만 지주사, 은행, 보험사 등에서 경영전략 구축을 맡았다”며 “이런 경험을 살려 신사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KB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부장, 경영관리부장, 전략담당 상무 등을 거쳐 부사장을 지내면서 그룹 전반의 전략을 짜는 일을 맡아왔다.
이 내정자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국민카드와 KB금융 계열사의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카드는 최근 빅데이터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핀테크회사들과 잇달아 손잡고 있다.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과도 상품개발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국민카드의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인수합병의 경험이 풍부한데 해외진출 때 이런 경험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카드는 올해 미국 신용카드 전표매입사인 UMS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미국 한인은행 뱅크오브호프와 제휴해 교민부터 공략할 계획도 세웠다.
라오스와 미얀마 등 동남아도 두드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에게 장기신용등급 ‘A-’를 받아 현지회사 인수 등에 필요한 법적 인허가를 얻을 기반도 쌓았다.
이 내정자는 국민은행 뉴욕지점장 출신이다. 미국 툴레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국제법을 전공해 뉴욕 주의 변호사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2003년 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BII) 지분을 인수했을 때 실무자로 참여해 당시 재무담당 부행장이었던
윤종규 회장과 함께 일했다.
2007년 국민은행에서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인수를 시도했을 때 조사역을 맡았다. 2016년 KB금융의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과정에서도 실무를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