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2-26 14: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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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이 가상화폐(암호화폐)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게임사들은 가상화폐와 게임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활용방안은 회사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 게임사, 가상화폐사업 진출 열풍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가상화폐를 게임사업과 접목하고 있다.
▲ 권이형 엠게임 사장.
엠게임은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정관에 ‘암호화폐사업을 위한 전자상거래 금융업’ 등을 추가한다.
엠게임은 가상화폐 채굴기업 ‘코인숲’, 가상화폐 거래소 ‘페이또’ 등과 함께 가상화폐 채굴사업을 하려다 단독으로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엠게임은 내년 1월 자회사를 설립하고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는 “4차산업혁명에 맞물려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진출한다”고 말했다.
파티게임즈 역시 최근 계열사인 비엔엠홀딩스와 손잡고 일본 미탭스플러스와 약 300억 규모의 가상화폐 공개(ICO) 대행계약을 체결했다.
가상화폐 공개는 사업자가 신규 가상화폐를 출시하기 위한 개발자금을 모집하는 것으로 사업자는 투자를 받고 신규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에 올려서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수익을 배분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코스닥 상장사인 씨티엘도 최근 자회사 더블럭게임즈와 함께 가상화폐 비트지코인(bitgcoin)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지코인은 기존 가상화폐들이 ‘채굴’을 통해 얻어지는 것과 달리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하는 가상화폐로 해외 가상화폐인 ‘스팀잇’과 유사하다.
소셜카지노게임사 미투온도 최근 게임머니 결제를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로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사들의 잇따른 가상화폐사업 진출을 놓고 국내 최대게임회사 가운데 하나인 넥슨이 올해 9월 지주사 NXC를 통해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913억 원에 인수한 것이 방아쇠(트리거) 역할을 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이 거액을 들여 코빗을 인수한 것을 본 다른 게임회사들이 게임과 가상화폐의 시너지 효과와 잠재성, 시장성 등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 게임과 가상화폐, 어떻게 시너지 내나
게임사들의 가상화폐사업 진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회사마다 가상화폐 활용분야는 다양하다.
파티게임즈는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아이템 거래의 접목을 꾀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기술은 상호인증방식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사기를 줄일 수 있다.
▲ 김정주 넥슨(NXC) 회장.
파티게임즈는 2017년 5월 모회사인 모다와 함께 B&M홀딩스를 인수하며 게임아이템 거래사업에 진출했다.
B&M홀딩스는 게임아이템 거래사이트인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모회사로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국내 합산 시장점유율은 95%에 이른다.
강윤구 파티게임즈 대표는 “1천만 명의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가입자들이 거래 수단으로 사용 중인 게임 마일리지가 가상화폐로 교환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가상화폐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자 보호와 투명성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투온은 가상화폐를 게임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들과 사업제휴를 하고 있다.
미투온이 소셜카지노게임에서 결제수단을 가상화폐로 바꾼다면 글로벌 소셜카지노시장에 큰 파급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들이 가상화폐를 통해 결제제한이나 해외송금문제, 세금 등 현실상의 규제나 물리적 문제를 우회하기 위해 가상화폐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아직 가상화폐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규제가 완전치 않은 점을 이용해 게임사들이 법이나 규제를 편법으로 피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사업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