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과 함께 개발한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2019년부터 출시하는 신차에 적용한다.

현대차그룹이 21일 미국 음성인식 인공지능 개발회사 사운드하운드와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개발을 마쳤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 개발 마쳐 내후년부터 탑재

▲ 현대자동차가 2018년 국제가전박람회에서 공개할 커넥티드카 콕핏 렌더링 사진.


사운드하운드는 2005년 설립돼 음성인식, 인공지능, 음악 정보검색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이다.

자연어 인식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면서 엔비디아, 우버, 샤프 등 전 세계 1만5천여 개의 기업들이 사운드하운드의 음성인식 플랫폼을 채택했다. 

현대차그룹과 사운드하운드가 공동 개발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사운드하운드의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인 ‘하운디파이(Houndify)’를 기반으로 차량 운행환경에 최적화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음성만으로 각종 차량 내 장치들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등 소비자의 ‘인 카 라이프(In Car Life)’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CES)와 2월 국내 고속도로와 시내도로에서 시연할 차세대 자율주행 수소전기차에 탑재해 공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18년 국제가전박람회에서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탑재한 커넥티드카 콕핏(Cockpit, 차량 앞좌석 모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콕핏 안에서 ‘하이, 현대(Hi, Hyundai)’라고 말하면 음성인식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다.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통해 △전화 걸기 △문자 송수신 △운전자 관심지역 및 주소 검색 등 간단한 기능을 비롯해 △아티스트, 앨범, 장르 별 음악 검색 및 재생 △날씨 정보 및 일정 관리 △에어컨, 선루프, 도어잠금 등 차량제어 △차량 기능 관련 질의응답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집에 있는 다양한 전자기기들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카투홈(Car to Home)’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스포츠 관련 특화 기능도 사용할 수 있는데 겨울 스포츠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야구, 농구, 축구 등 일반 스포츠 경기 일정과 결과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추천해주는 ‘스마트 케어(Smart Care)’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참석해야 하는 회의 시간과 장소를 미리 지정해 놓으면 이동시간을 감안해 차가 스스로 운전자에게 회의 장소로 목적지 안내를 하겠다고 알려준다. 

현대차가 공개할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복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인공지능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예를 들면 ‘내일 날씨 알려줘, 그리고(and) 집 거실 램프 좀 켜줘’라는 두 가지 실행 명령을 각각 개별 건으로 인식한 뒤 분리해 처리한다.

현대차는 국제가전박람회에 내년 2월 국내 고속도로와 시내도로에서 시연할 5대의 자율주행 수소전기차에도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탑재한다. 

‘어시스턴트 챗(Assistant Chat)’으로 이름 붙인 이 기술에서 주행안전을 높이기 위해 국제가전박람회에서 선보인 기능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 일부 정보 제공기능을 추가한다. 

어시스턴트 챗은 △각종 스포츠 정보와 경기일정 및 결과 △날씨 정보 △일정관리 △일반상식 △주식정보 △일상대화 △차량 기능 관련 질의응답 등을 음성인식을 통해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부터 사운드하운드와 협력해 기술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사운드하운드에 투자한 회사다. 

2014년에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에 사운드하운드의 음악 정보검색 서비스를 탑재했다. 내년 1월 국내에서 출시하는 새 벨로스터에도 사운드하운드의 음악 정보검색 서비스 적용하기로 했다. 

사운드하운드와 개발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2019년부터 출시하는 신차에 적용하고 향후 모든 차종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운드하운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를 개발하기 위해 네트워크 전문기업 시스코 △중국 내비게이션 및 음성인식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바이두 △국내 음성인식 개발에서 카카오 △홈투카 및 카투홈 서비스 개발에서 SKT와 KT 등과 협력하고 있다. 

2013년 국내에 카 클라우드(Hyundai Car Cloud)를 구축한 뒤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ccSP)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등 자체적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운드하운드와 공동개발한 대화형 음성인식 기술은 커넥티드카의 초연결 서비스와 결합돼 활용 영역이 무한대로 확대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차량 최적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