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 미국 통신회사들이 망중립성 폐기에 따라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알파벳, 넷플릭스, 아마존, 페이스북 등 인터넷콘텐츠기업들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망중립성 폐기로 인터넷 콘텐츠기업 인수합병 펼쳐질 듯

▲ 랜들 스티븐슨 AT&T CEO(왼쪽부터),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CEO,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CEO. 


한대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미국 망중립성 폐기의 최대수혜 기업은 AT&T, 컴캐스트, 버라이즌과 같은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라며 “기존 인터넷콘텐츠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4일 망중립성 폐기를 결정했다. 망중립성 원칙이란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통신사업자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내용, 유형, 기기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망중립성이 폐기되면 통신사들은 특정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콘텐츠기업과 협의해 특정 가격에 일부 콘텐츠만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망 사용대가를 올려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콘텐츠를 이용할 때 드는 데이터 비용을 이용자 대신 콘텐츠기업이 통신사에 내주는 제로레이팅이 확산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SK플래닛이 오픈마켓 11번가를 이용하는 SK텔레콤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료를 무료로 해주는 등 제로레이팅이 도입되고 있다.

반면 인터넷콘텐츠기업들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사들이 특정 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한하거나 자체 콘텐츠를 우선해 서비스하는 등 영향력을 남용할 경우 인터넷콘텐츠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고 보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망중립성 폐기로 인터넷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한 연구원은 “망중립성 폐기로 인터넷시장의 신규진입, 신사업 발굴이 어려워지면 대형 인터넷기업들은 통신사와 협상력을 합종연횡의 전략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며 “최근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와 같이 다양한 플랫폼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