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SK가스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SK케미칼 지분을 늘렸다.
최 부회장은 이로써 SK케미칼의 최대주주에 올라 SK케미칼을 통해 SK가스도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해 SK그룹에서 언제든지 계열분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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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SK케미칼은 최 부회장이 SK케미칼 주식 62만3천 주를 매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SK케미칼 전체 지분의 2.99%로 377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로써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은 10.18%에서 13.17%로 늘었다. 최 부회장은 국민연금(11.48%)을 제치고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 부회장은 이날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가스 지분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팔았다. SK가스는 최 부회장이 SK가스 주식 53만3280주(6.1%)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 부회장은 SK가스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
최 부회장이 매각한 SK가스 지분가치는 709억 원에 이른다. 그는 2011년 SK가스의 보통주 52만8천 주를 사들였다. 현재 SK가스 지분가치는 당시보다 490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번 SK케미칼 주식 매입을 통해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에 대한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SK케미칼은 SK가스, SK신텍, SK유화 등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가스는 SK케미칼과 SK케미칼의 계열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최 부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SK그룹의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의 아들로 최신원 SKC 회장의 친동생이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대주주다. SK케미칼은 SK그룹과 지분관계는 없으나 범 SK그룹 계열사에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최 부회장이 SK케미칼과 SK가스, SK건설 등 일부 계열사 경영권을 확보해 SK그룹으로부터 분리해 나가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한다. 경영권만 놓고 보면 이들 회사의 경우 최 부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추진할 경우 SK건설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 지분은 지주회사인 SK가 44.5%, SK케미칼이 28.2%, 최 부회장이 4.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말 유상증자를 하면서 SK의 지분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당장 계열분리를 추진하기보다 SK케미칼에 대한 경영권을 확실히 확보한 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력하고 계열분리는 상황에 따라 선택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백신 등 신규사업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최 부회장이 지분을 사들여 신규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사업가치도 재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