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바이오시밀러업체 ‘폴루스’가 코스피 상장사 암니스 인수를 통해 우회상장한다.
폴루스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들이 지난해 설립한 회사인데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투자금 유치를 위해 우회상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 암니스 주가, 폴루스 우회상장에 계속 상한가
12일 암니스 주가는 가격제한폭(29.89%)인 2170원이 오른 9430원에 장을 마쳤다.
암니스 주가는 거래소의 투자경고종목 지정에 따라 거래가 하루 정지됐던 8일을 제외하고 7일, 11일, 12일 등 3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암니스 주가가 급등한 것은 바이오시밀러회사인 폴루스가 암니스를 통해 우회상장하기 때문이다.
암니스는 11일 폴루스의 지주사인 ‘폴루스홀딩스’를 대상으로 3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폴루스홀딩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암니스 최대주주에 오른다.
암니스는 42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한다.
또한 1월16일 임시주주총회결의를 거쳐 회사이름을 ‘폴루스바이오팜’으로 바꾸고 사업목적에 의약품·원료의약품 제조 및 판매 등 바이오 관련 사업을 추가한다.
경영진들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남승헌 폴루스 대표이사 회장 등으로 바뀐다.
폴루스는 지난해 3월 남승헌 회장과 박주호 폴루스 대표이사 사장 등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의 핵심 연구개발 인력이 뭉쳐 만든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남승헌 회장은 LG생명과학과 셀트리온 부사장, 셀트리온헬스케어 수석부사장과 총괄 등을 거치며 20년 넘게 종사한 바이오의약품 전문가다.
박주호 사장도 CJ종합기술원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거치며 바이오시밀러 및 단백질의약품의 기획과 개발, 생산, 품질 관리 등을 맡았던 전문가다.
소민영 전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과 김용직 전 셀트리온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폴루스 임원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임원들이 다수 합류했다.
폴루스는 올해 2월부터 경기도 화성시 장안2첨단산업단지 외국투자기업 전용부지에 2천억 원이 넘는 공사규모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7월까지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세계 주요 국가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폴루스, 셀트리온이 걸었던 길 따라갈까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는 대부분 동물세포를 통해 생산되는 항체의약품으로 ‘2세대 바이오시밀러’다.
폴루스는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 ‘1세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1세대 바이오시밀러는 미생물세포를 통해 생산 할 수 있는 비교적 적은 크기의 단백질로 이뤄졌다.
폴루스는 인슐린제제 ‘란투스’와 성장호르몬 ‘노르디트로핀’의 바이오시밀러를 1차로 개발하고 있고 2020년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인슐린제제 ‘휴마로그’와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계획도 세웠다.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란투스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11억 1천 만달러이고 노르디트로핀은 9천만 달러다. 휴마로그는 4억3천만 달러, 루센티스는 3억8천만 달러 수준이다.
이런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려면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다.
폴루스는 이를 위해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폴루스는 통신장비기업 휴림스로부터 지난해 6월 80억 원, 터키 사야그룹으로부터 14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장건설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폴루스는 최근 잇따라 협상을 벌였던 대상들로부터 투자유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루스는 우회상장 이후에도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가 되면 대외 신뢰도가 높아져 투자유치가 쉬워진다. 주식을 담보로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셀트리온도 2008년 코스닥 상장사 오알켐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우회상장했고 이 덕분에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2010년 2080억 원등 총 3500억 원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며 “폴루스가 우회상장 이후 예상을 넘어서는 규모의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을 실시할 경우 주식가치가 일시적으로 크게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