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자동차 시대, 개인정보 보호 논의 활발  
▲ 곽진(오른쪽)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지난 10월8일 '블루링크'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신규식 KT 부사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다가오는 스마트카 시대에 자동차는 개인정보 유출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인터넷과 무선통신을 통해 다른 정보기기와 연결된 자동차(커넥티드카) 시스템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ICT융복합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손꼽힌다.

스마트카 시대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과 연계한 기능을 적극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차량 소유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 미국 내 완성차기업, 개인정보보호 규칙 일원화

17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완성차기업들은 지난주 소비자의 개인정보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미국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보호 규칙을 따르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백악관은 개인정보 보호 지침에 따라 내년 봄부터 새로운 규칙이 시행된다는 사실을 완성차기업에 알렸다.

새로운 규칙을 자발적으로 따르기로 한 완성차기업들은 BMW, 피아트 크라이슬러, 포드, GM, 혼다, 현대기아차, 마즈다,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토요타, 폴크스바겐 그룹 등이다.

미국 자동차제조사연합과 글로벌오토메이커스가 만든 새로운 규칙에 따르면 완성차기업들은 운전자의 위치 및 주행정보, 신원확인 정보 등에 대한 보안을 이전보다 강화해야 한다.

2017년형 모델부터 새로운 규칙을 적용해야 하며 기술변경이 필요할 경우 규칙 적용시점을 1년 뒤로 연기할 수 있다.

완성차기업들은 또 새로운 규칙에 따라 정보 수집 및 이용 내역 등을 사용자 설명서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하기 전에 정보 수집 및 이용 내역 등을 미리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존 보젤라 글로벌오토메이커스 회장은 “이 시대의 차들은 도로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머지 않은 미래에 서로 소통하게 될 것”이라며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와 차량 제어 시스템에 대한 보안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규칙은 완성차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따르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 이정표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이 매체는 봤다. 이전까지 미국 내 완성차기업마다 서로 다른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취했다.

◆ 급성장 중인 ‘커넥티드카’ 기술

새로운 규칙은 개인정보 보호정책 옹호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자동차가 점차 스마트폰을 닮아가면서 자동차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원화된 개인정보 보호규칙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스마트 자동차 시대, 개인정보 보호 논의 활발  
▲ 미국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
미국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완성차기업들이 고객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투명성을 유지할 것인가가 명확하지 않다”며 “이번 규칙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원천적으로 자신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완성차기업들은 대부분 새로운 규칙에 대해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규칙이 더욱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정책의 도입을 미뤄줄 것으로 완성차기업들은 보고 있다고 오토모티브뉴스는 지적했다.

완성차기업들은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와이파이, 블루투스, 텔레매틱스 등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GM의 ‘온스타(Onstar)’는 커넥티드카 시스템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GM은 1996년 차량 내부에 별도의 무선 모뎀을 달아 중앙상황실과 연결되는 온스타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 온스타는 내비게이션과 응급구조 서비스를 제공했다.

GM은 최근 통신사 AT&T와 손잡고 ‘빌트인 4G LTE 요금제’를 선보였다. 대상 차종은 2015년형 신모델 모두 34종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차량에는 광대역 LTE 4G 기능을 갖춘 장비가 대시보드에 장착돼 이동전화는 물론이고 내비게이션, 응급구조, 차내 와이파이 서비스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GM외에도 포드, 벤츠, BMW가 각각 퀄컴,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현대차가 KT와 협력을 통해 ‘블루링크’를, 기아차가 SK텔레콤의 지원으로 ‘UVO’를 개발해 서비스 적용차량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를 통해 자동차 해킹 방지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기간은 1년으로 잡았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블루링크와 UVO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현대차는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