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중국을 향한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요구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환구시보는 3일 사설에서 “한반도의 긴장이 새로운 고점에 다다르면서 압박이 중국을 향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과 북한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하며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북한이 11월29일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한 뒤 중국을 향한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및 무역 전면금지 등 추가제재를 요구하는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 문제는 대북제재와 함께 대화를 통한 협상도 동시에 진행돼야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이를 외면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중국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환구시보는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북중관계 훼손을 감수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대북 제재결의안에 참여하는 등 (북핵문제와 관련해) 최선을 다했다”며 “반면 미국과 한국은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추구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신문은 “미국이나 북한은 모두 자기가 저지른 일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며 중국이 이를 대신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중국에게 요구하고 있는 대북 송유관 폐쇄 등 추가 대북제재에도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최대 무역국”이라며 “중국은 안보리에서도 전면적 대북 무역중단 등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타격을 주는 제재에 반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무슨 잘못을 했든지 북한을 대상으로 한 전면적 무역운송금지 및 고립행위 역시 잘못된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이런 비현실적 구상에 협력할 의무가 없을 뿐더러 미국이 중국과 안보리를 통제할 지휘권을 쥐니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 어느 한쪽의 과도한 요구에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환구신보는 전했다.
환구시보는 “높아지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이 중국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독립적 입장과 원칙을 고수하며 안보리가 상대적으로 합리적 결정을 내리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