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부회장 승진의 문턱을 넘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에 방점을 둘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주요 대기업들이 잇달아 세대교체 임원인사를 실시했기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부회장 승진 문턱 높아져, 연말인사에 새 부회장 나올까

▲ (왼쪽부터)정진행, 윤갑한,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어 조만간 지배구조 개선과 맞물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 작업도 시작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이끌 젊은 임원들이 승진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모인다.

특히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부회장단 구성이 변화할지 주목된다.

현대차 부회장단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히는 탓에 현대차 부회장단의 변화가 정의선 부회장 승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부회장은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해 권문식, 김용환, 양웅철, 윤여철 부회장 등 모두 5명이다. 권문식 부회장이 2015년 6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부회장으로 승진한 사장은 없었다. 

권문식 부회장은 현대차 부회장 가운데 부회장 재임기간이 가장 짧다. 윤여철 부회장이 가장 오랜 기간인 9년째 부회장을 맡고 있다. 나머지 현대차 부회장들도 6~8년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을 제외한 현대차 부회장들이 현대차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기 까지 걸린 시간은 2~3년 정도로 다른 주요 대기업과 비교하면 짧은 편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사장을 맡은 적이 없지만 기아차에서 4년 넘게 사장으로 일하다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탁인사를 통해 부회장을 뽑고 부회장들에 전폭적 신뢰를 주고 있어 현대차에 장수하는 부회장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서 부회장들이 입지를 다지면서 오랫동안 승진하지 못하는 현대차 사장도 늘고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가장 오랜 기간인 6년 이상 사장에 머물러 있으며 윤갑한 사장은 4년, 이원희 사장은 3년 넘게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나머지 여승동, 김태윤, 한성권 사장은 2015년 하반기 이후에 사장에 오르면서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명되기에는 이르다. 

현대차 부회장 가운데 김용환 부회장만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수년째 연중에 수시로 부회장, 사장, 부사장급 임원인사를 실시하고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전무급 이하 임원들을 대상으로 승진자를 발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자를 발표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 시대를 위해 세대교체를 추진할 경우 기존 사장 가운데 부회장을 발탁하는 등 부회장단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세대교체 임원인사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정몽구 회장이 건재하고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보폭을 점차 넓히는 등 안정적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12월 말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