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주사 사장 자리를 없애기로 했다. KB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을 새로 임명할 뜻도 내비쳤다.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과 해외사업 성장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 주주총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를 마친
김옥찬 KB금융 사장의 후임자를 따로 뽑지 않을 방침을 내놓았다.
그는 “김 사장을 2년 전 선임했을 때 회장이 KB국민은행장까지 겸직해 업무부담이 크고 권력도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을 감안했다”며 “이제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이 분리된 만큼 이사회에서 지주사 사장을 유지하는 데 실익이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2년 이상 비어있던 KB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의 선임 여부를 질문받자 “3년 동안 걱정을 너무 많이 끼쳤는데 더 그러면 안 되겠다”고 대답했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은 상임감사위원회를 운영해 왔고 상임감사와 위원회 중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혼선이 있다”면서도 “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이미 방향을 어느 정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사장인사는 12월 말 정기인사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1961년생인
허인 행장의 선임에 따른 계열사 사장들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두고 “자연스럽게 젊은 흐름으로 가는 것은 있겠지만 (이번 인사에서) 나이는 절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국내에서 약점으로 꼽히는 생명보험사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외에서 현지 영업점을 통한 소매금융(리테일) 강화와 더불어 인수합병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국내와 해외의 차별 없이 인수합병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며 “좋은 매물과 가격이고 우리의 전략에 맞는 기회가 생긴다면 모두 열어놓고 보겠다”고 말했다.
해외사업의 경우 인수합병 외에도 기업투자금융(CIB)과 소매금융, 디지털뱅킹과 자산투자 등을 고루 확대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동남아시아의 기업투자금융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해 KB금융의 국내 인프라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해외사업에 적극 접목하기로 했다.
소매금융의 경우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에서 시행하고 있는 소액금융(마이크로파이낸싱)과 자동차금융(오토파이낸싱)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캄보디아에서 처음 시도한 디지털뱅킹서비스도 다른 동남아 국가로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글로벌전략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이 사실인 만큼 격차를 빨리 줄여서 앞서야 한다”며 “아시아시장이 워낙 빨리 성장해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KB금융도 아시아 진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KB금융 노조가 제기한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문제 등을 놓고 지배구조를 언제든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가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한 사외이사 추천과 회장의 이사회 소위원회 참여를 배제하는 안건 등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KB금융은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후보를 추천받고 현재 사외이사 3명도 그렇게 선임됐다”며 “기존의 주주제안제도 대신 노조가 별도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서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시민단체에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인수했다고 비판한 점을 놓고 “인수합병의 최종평가는 시장이 한다”며 “KB증권 주주 등이 대부분 (인수합병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융권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나도 시험제도를 통해 성장한 만큼 취임 후 채용비리 관련 오해가 생길 일이 없어야 한다고 늘 강조해 왔다”며 “필기시험과 블라인드면접 등을 이전부터 적용했지만 이번 기회에 채용절차를 다시 들여다보고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