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8년도 사장단인사를 통해 경영권 승계수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금춘수 부회장을 중심으로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과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에게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의 경영수업을 전담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부회장 3각체제로 김동관 김동원 경영권 승계 가속화

▲ (왼쪽부터)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17일 한화그룹 사장단인사에서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한화그룹은 모두 3명의 부회장 체제를 갖추게 됐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을 부회장으로 발탁해 1년여 동안 공백이던 부회장 자리를 채웠는데 또다시 1년여 만에 주력계열사 대표이사들까지 부회장에 올렸다.

김 회장이 그룹 내 두 번째로 높은 자리인 부회장을 3각체제로 구축한 것은 상당히 뜻밖이다.

김 회장은 그룹 안에 부회장을 많이 두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9세에 대기업 총수 자리에 올라 36년 동안 경영하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아들들의 경영권 승계수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부회장 승진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재계는 바라본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2011년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여러 계열사를 거치며 초고속으로 승진해 현재 그룹의 새 성장동력인 태양광사업을 도맡고 있다.

다보스포럼 등 국제행사에 참석하며 해외 유명 기업인들과 네트워크를 쌓으며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금 부회장은 2007년부터 4년 동안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맡았으며 한화차이나 사장으로 잠시 나갔다가 김 회장이 복귀하기 직전인 2014년 11월에 다시 경영기획실장에 선임된 그룹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그룹의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며 김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도 받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부회장 3각체제로 김동관 김동원 경영권 승계 가속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왼쪽),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금 부회장은 현재 파견 형식으로 한화케미칼에 소속돼 있는데 지난해 부회장에 오를 때부터 김 전무의 승계를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영기획전문가인 금 부회장과 더불어 한화케미칼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김창범 대표까지 부회장에 오르면서 김 전무의 승계수업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은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차 부회장은 2011년부터 한화생명 대표를 맡고 있는 장수CEO로 과거부터 한화그룹 오너일가와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 부회장은 2014년 김동관 당시 상무와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뒤 해마다 다보스포럼에 참가하며 오너일가를 보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동관 전무와 김동원 상무와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차 부회장은 한화생명에서 핀테크사업으로 경영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김동원 상무를 지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보스포럼에도 김 상무와 함께 참석해 해외 금융기업 사장들과 만나 금융사업의 시장전망과 핀테크사업 등을 논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