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표이사와 사장 승진자를 모두 50대 경영진으로 교체한데 이어 임원 승진자에도 40대 부사장 등 ‘젊은 피’를 대거 발탁했다.
올해 연말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도 역대급으로 늘었다. 향후 CEO에 오를 수 있는 차기 경영진의 후보군을 넓혀 임원들 사이 치열한 경쟁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이돈태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안덕호 부사장. |
삼성전자는 16일 2018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연말 예정됐던 임원인사는 박근혜 게이트 사태와 특검수사,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 여파로 올해 5월까지 미뤄졌는데 이번에는 연말인사를 한 달 정도 앞당겨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일 사장단인사에서 50대 사장 승진자 7명을 배출하며 60대 사장이 모두 퇴임하는 강도높은 세대교체를 했다. 이런 기조는 임원인사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권오현 회장이 대표이사 사임을 밝히며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표를 강조한 만큼 전반적으로 조직쇄신 의지가 임원인사까지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27명은 모두 50대로 평균 나이는 만54세로 집계됐다.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과 안덕호 DS부문 법무지원팀장은 만49세로 이번에 승진하며 삼성전자의 유일한 40대 부사장들이 됐다.
이 부사장은 영국 디자인회사 탠저린의 CEO를 맡다 2015년 삼성전자에 영입됐다. 글로벌 인재 중용과 순혈주의 타파, 나이와 상관없는 과감한 발탁승진 등의 기조에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안 부사장은 서울행정법원 판사 출신으로 42세에 전무로 승진하며 ‘초고속 승진자’ 반열에 들어섰는데 최연소 부사장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이번 임원인사에서 거듭 강조한 성과주의 기조에 걸맞는 승진인사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성을 갖춘 인사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과감한 발탁승진의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승진자도 11명으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았다.
부사장 승진자들이 차기 CEO 자리를 놓고 이전보다 치열해진 경쟁환경에 놓이게 된 것도 이번 임원인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부사장 승진자가 27명으로 역대급 규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사장단인사에서 철저한 성과중심주의 원칙을 앞세워 승진자와 보직인사를 결정했다고 강조한 만큼 부사장들은 맡은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더 열띤 노력을 보이게 될 수 있다.
이런 노력들은 결국 삼성전자의 전반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가 합리적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이런 기조가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같은 날 임원인사를 발표한 삼성SDS도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승진자를 내는 등 다양성과 성과주의를 중심에 뒀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임원인사로 경영진인사를 마무리했고 이른 시일에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을 밝혔다. 젊은 경영진의 역할확대 가능성도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