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몽준 현대로보틱스 최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는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일감부족 등 경영위기 극복과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사장단인사를 실시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지주사 대표,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권오갑 신임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왼쪽),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현대중공업그룹은 14일 사장단인사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감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영진을 세대교체해 위기상황을 극복할 것”이라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재편과 독렵경영체제 확립에 속도를 내고 새 경영진을 바탕으로 2018년 사업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단독대표이사에 내정됐다. 현재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중근 대표는 자리를 내려놓고 현대로보틱스 사업을 전담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가 주주총회를 진행한 뒤 회사이름을 바꿀 것이기 때문에 우선 현대중공업지주라고 발표한 것”이라며 “권오갑 부회장은 앞으로 지주사 대표로서 미래사업을 발굴하고 그룹의 재무와 사업재편, 대외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갑 부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내정되면서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현대중공업 단독대표이사가 됐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나 자문역으로 위촉됐다. 

최 전 회장은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중공업 사장까지 오른 뒤 2009년 퇴임했다가 2014년 복귀해 그동안 회장으로 활동했다.

최 전 회장은 “회사가 아직 완전히 정상화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이제 후배들의 힘으로 현대중공업 재도약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해 용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는 2016년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앞으로 안광헌 대표와 공동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지주사 대표,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정기선 신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


정 부사장은 선박영업부문장 및 기획실 부실장으로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미래핵심사업으로 육성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주영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대표이사와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는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강철호 현대건설기계 전무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이사 부사장, 정명림 현대중공업 전무는 현대중공업모스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됐다. 

심왕보 현대중공업 상무는 현대E&T 대표이사 전무, 오세광 현대중공업 상무는 현대힘스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이들은 각각 주주총회를 거친 뒤 정식으로 선임된다. 

현대중공업은 조만간 후속 임원인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올해 사장단인사 명단은 다음과 같다. 

◆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 △권오갑

◆ 현대중공업
자문 △최길선 

◆ 현대일렉트릭&시스템
사장 △주영걸

◆ 현대건설기계
사장 △공기영

◆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정기선

◆ 현대중공업모스
대표이사 △정명림

◆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이사 △강철호

◆ 현대E&T
대표이사 △심왕보

◆ 현대힘스
대표이사 △오세광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