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에게 울산 땅을 판 덕분에 불황을 버틸 체력을 충분히 다진 것으로 평가됐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14일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에 울산지역 부지를 매각해 4400억 원 규모의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불황을 버틸 체력은 충분하다”고 파악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땅 팔아 4천억 확보해 불황 버틸 체력 갖춰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현대중공업은 11월 현대미포조선에 해양사업본부 부지 일부와 울산 남구 황성동의 용연공장 부지 등 모두 20만 평 규모의 부지를 매각한다고 9일 밝혔다. 매각대금은 약 4430억 원이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계열회사인 하이투자증권 매각대금 일부를 현대중공업에 이전하는 형태”라며 “작업부지가 부족한 현대미포조선이 현대중공업의 유휴부지를 얻어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보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미포조선은 보유하고 있던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2018년 3월까지 4500억 원에 팔기로 했는데 이 자금 가운데 4430억 원이 현대중공업으로 흘러들어가는 형태가 됐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된 신규수주 부진으로 2018년까지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이 줄면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는데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현금을 조달하면서 매출감소 등 불황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양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등 대부분의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줄었는데도 어느 정도 이익률을 유지해냈다”며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현금도 받아 불황을 버틸 체력이 충분해진 만큼 이제 수주만 증가하면 현대중공업의 실적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