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순항할 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보유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면서 대우건설 매각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해외기업에 매각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대우건설 예비입찰 임박, 과연 매각 청신호 켤까 시선집중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9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13일 마감되는데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최근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전량을 갑자기 매도하면서 예비입찰의 흥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말이 증권가로부터 나온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두 회사 모두 대우건설 보유지분 매각시점을 왜 지금으로 잡았는지 의문”이라며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모두 대우건설 매각주체인 산업은행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는 7일 장 시작 전에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4.4% 전부를 팔았다. 아시아나항공도 10일 장 시작 전에 블록딜을 통해 대우건설 보유지분 2.2% 전량을 매도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모두 산업은행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난기류를 미리 감지하고 블록딜에 나섰을 것으로 투자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 회사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만큼 산업은행도 대우건설 보유지분 매각을 암묵적으로 동의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도 자리잡고 있다.

산업은행은 6일 국내외 20여 개 기업들로부터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받았다.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비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조건을 달아놓은 만큼 적어도 20여 개 기업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대형 인수합병에 대한 노하우를 쌓기 위해 업계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한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예전부터 인수후보로 꼽혀온 대형 해외기업들은 여전히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의 블록딜이 해외기업의 요구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라진성 연구원은 “대우건설 인수의지가 강한 매수자의 요청에 따라 대우건설 지분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이 대우건설 지분매각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