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웅 키위미디어그룹 대표가 키위미디어그룹을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영화배급사로 키워낼 수 있을까?
정 대표는 ‘범죄도시’의 투자·배급으로 영화사업에 첫 발을 뗐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차기작인 ‘기억의 밤’의 흥행과 다음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 정철웅 키위미디어그룹 대표.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키위미디어그룹이 투자와 배급에 참여한 영화 ‘범죄도시’는 17일 넘게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6일까지 모두 537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범죄도시의 손익분기점은 200만 명이었는데 이를 훌쩍 넘겼다. 영화는 개봉당시 '남한산성'이나 '킹스맨:골든서클' 등 대작에 밀려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예상 밖의 성과를 내면서 올해 영화계 ‘최대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범죄도시의 판권이 대만, 홍콩, 필리핀 등 3개국에 팔리기도 했다.
정 대표는 범죄도시의 흥행으로 첫 영화사업에 나서 홈런을 친 셈이다.
정 대표는 키위미디어그룹이 영화계에서 후발주자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사보다 감독 및 제작사를 앞세우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키위미디어그룹 관계자는 “키위미디어그룹은 투자사보다 감독이나 제작사의 크레딧을 먼저 배치하는 방식으로 감독, 제작사, 투자사들을 강력하게 유인하고 있다”며 “배급수수료를 기존 10%에서 손익분기점 이후 100만 단위로 1%로 낮춘 것도 이런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키위미디어그룹의 스타 프로듀서 영입도 흥행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키위미디어그룹은 지난해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을 제작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방향을 틀었는데 ‘장원석 프로듀서’를 앞세워 영화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장원석 프로듀서는 2010년부터 2016년 사이에 단일 제작자로는 가장 많은 20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키위미디어그룹이 차기작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는 ‘기억의 밤’까지 흥행에 성공할 경우 CJ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에 이어 국내 배급사 '빅5' 반열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범죄도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키위미디어그룹은 영화업계에서 단번에 존재감을 드러냈다”며 “이런 존재감이 키위미디어그룹의 차기작인 ‘기억의 밤’에 대한 기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키위미디어그룹이 투자와 배급을 진행한 영화 '범죄도시'의 포스터.
기억의 밤은 장항준 감독과 김하늘, 김무열이 주연한 스릴러물이다. 감각적인 음악과 긴장감 넘치는 구성의 예고편만으로 네이버에서 개봉 전 평점 9.47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28일 제작발표회를 한다.
국내 배급사들이 올해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어 키위미디어그룹의 성과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CJE&M은 천만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기대했던 ‘군함도’가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659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어 선보인 ‘남한산성’ 역시 작품성은 크게 인정받았지만 손익분기점 500만 명을 채우지 못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리얼’ 등 줄줄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는 ‘보안관’, ‘해빙’, ‘특별시민’ 등이 흥행면에서 다소 부진했다. 다만 쇼박스는 ‘택시운전사’로 1218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신과 함께'로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경우 11월 개봉을 앞둔 ‘반드시 잡는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키위미디어그룹 관계자는 “2018년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작품으로 한국영화 ‘도살’ 등 5편이 있다”며 “해외영화에 투자와 배급 또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