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부원장과 부원장보 전원을 교체할 가능성이 나온다.
금감원의 내부통제 부실논란을 가라앉히고 외부인사 영입에도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원장이 30일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를 마친 뒤 수석부원장 1명, 부원장 3명, 부원장보 9명 등 집행임원 13명을 모두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 집행임원들은 최 원장의 취임 이후 사표를 전원 제출했다. 금감원의 관행이지만 보통 절반가량 재신임을 받았다.
최 원장은 사표를 낸 임원들 가운데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된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 김수일 전 부원장, 이병삼·이상구 전 부원장보를 최근 면직했다.
나머지 집행임원까지 모두 바뀌면 진웅섭 전 원장이 2015년 취임한 뒤 저축은행 사태 등의 책임을 물어 부원장보 9명 가운데 6명을 교체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가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원장이 채용비리 논란 등에 휩싸인 금감원의 내부개혁을 하겠다는 의지가 굳다”며 “인적쇄신을 위해 집행임원 모두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원장도 17일 국정감사에서 “현재 최우선과제는 내부개혁”이라며 “인사조직혁신 태스크포스팀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서 앞으로 민간 금융회사들의 채용비리를 조사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임원 인사폭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은 내부 채용비리뿐만 아니라 임직원 일부가 우리은행 등에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데 다른 금융회사의 관련 문제를 제대로 조사할 것으로 믿는 것이 쉽지 않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금감원 내부에서 변화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이 수석부원장과 부원장 3명을 모두 외부에서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이 그동안 부원장 1명이나 부원장보 일부만 외부에서 데려왔던 데서 더 나아가는 셈이다.
이해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가장 유력한 수석부원장 후보로 꼽힌다. 이 위원장은 행정고시 29회에 합격한 뒤 금융감독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주로 일했다.
이석근 신한금융지주 감사, 심인숙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현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원승연 명지대학교 교수,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현자 서울대학교 교수 등도 부원장 후보로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최 원장이 부원장보를 임명할 때도 내부승진을 선택하되 기수 등을 크게 따지지 않고 파격적인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