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인도 철강사 메스코스틸에 파이넥스 공법을 수출하기로 한 계획을 미뤘다. 

인도 경제매체 비즈니스스탠다드는 23일 “포스코와 메스코스틸이 포스코의 특허기술인 파이넥스 기술을 이전하는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두 회사는 철강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파이넥스 기술이전 계획을 미루기로 상호협의했다”고 보도했다. 
 
포스코, 인도 철강시장 위축 탓에 파이넥스 기술 수출 미뤄져

▲ 권오준 포스코 회장.


포스코와 인도 철강사 메스코스틸은 2015년 5월 포스코의 경북 포항 파이넥스 1공장을 이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가 메스코스틸과 합자법인을 만들어 합자법인 지분 26%를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의 고유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은 예비처리 과정없이 가루 상태인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쇳물을 생산하는 공법으로 기존 쇳물 제조방식보다 친환경적이고 제조원가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매출 및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철강제품 생산판매뿐만 아니라 파이넥스 공법수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파이넥스 공법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파이넥스 공법 수출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도 철강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포스코가 인도에 파이넥스 공법을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인도 주요 철강사로 꼽히는 에사르스틸, 부샨스틸은 현재 파산절차를 밟고 매각될 상황에 놓였다. 

메스코스틸 고위관계자는 이 매체에 “포스코가 수출하려는 공법이 비싼 데다 인도 철강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며 “인도 철강시장이 되살아날 때까지 (파이넥스 기술이전을) 하지 않기로 두 회사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또 다른 인도 철강회사인 우탐갈바그룹에도 파이넥스 공법을 수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5년 8월 우탐갈바그룹의 슈리우탐스틸앤드파워와 합작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연산 15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는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는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짓는 계획이 무산되면서 파이넥스 공법 수출을 통한 우회진출에 힘을 쏟아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포스코는 현지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3월 일관제철소 건립부지 일부를 오디샤 주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오디샤 일관제철소 건립에서 손을 뗀 것이다. 

포스코는 인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파이넥스 공법을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2013년 중국 철강사인 충칭강철을 시작으로 인도 메스코스틸, 카자흐스탄 ERG, 이란 PKP, 호주 아리움 등 외국 철강사에 파이넥스 공법 수출을 추진했다. 

하지만 충칭강철은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PKP는 자금조달문제로 파이넥스 공법 도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포스코는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리움을 인수하고 파이넥스 공법을 수출하려 했으나 호주 컨소시엄이 아리움을 인수하면서 포스코가 아리움을 통해 파이넥스 공법을 수출하려는 계획은 무산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 수출에 넘어야할 산이 많은 탓에 파이넥스 공법 수출이 실제로 이뤄진 건은 아직 없다”며 “파이넥스 공법이 용광로 개념 자체를 바꾸는 신기술인 데다 한국 정부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하면서 파이넥스 공법을 사려는 쪽이나 파는 쪽 모두 신중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