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소치 동계올림픽 현장 마케팅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사장으로서는 삼성전자 웨어러블(입는 컴퓨터) 기기인 ‘갤럭시 기어’ 광고로 실추된 명성을 되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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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소치 올림픽 공원과 선수촌 등 네 곳에서 운영하던 갤럭시 스튜디오 활동을 마감했다. 소치 올림픽 현장 마케팅의 공식적 종료다.
지난달 6일부터 17일 동안 올림픽 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1대1 밀착 마케팅을 진행했다. 전체 스튜디오 방문객만 30여만 명을 기록했는데, 올림픽 공원에 설치된 스튜디오는 홍보관 10여 곳 중 가장 많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모바일 홍보활동도 좋은 성과를 냈다. 대회 공식 휴대폰으로 선정된 갤럭시 노트3를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전원에게 제공했다. 소치 올림픽 앱으로 내놓은 ‘와우(WOW)’도 50만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앱을 통한 응원 메시지만 약 8만5000건에 이른다.
또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벌인 광고 캠페인은 미국의 광고 주간지 ‘애드위크(Ad Week)’의 주간 베스트 광고에 선정됐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의 소치 올림픽 도전을 담은 디지털 바이럴 영상 ‘킵 온 푸싱(Keep On Pushing)’도 관심을 끌었다.
이 부사장은 삼성의 소치 올림픽 마케팅 성공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치 올림픽 시작을 앞둔 지난달 5일(현지시각)부터 직접 스튜디오 개관식에 참석해 현장 마케팅 캠페인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선통신기술을 통해 스포츠와 일상의 모든 순간을 새롭게 경험시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 말했다.
이 부사장으로서는 갤럭시 기어 광고에 대한 혹평을 만회한 셈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스키장에서 만난 금발 미녀에게 잘 보이려는 남성 두 명이 등장하는 갤럭시 기어 동영상 광고를 유튜브를 통해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 나온 광고 중 가장 수준이 낮다”(미국 LA타임스), “어이없는 실패작”(영국 인디펜던트)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삼성은 결국 유튜브 평가와 댓글 기능을 막아야 했다. 이 부사장은 “(스키장 광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존중해야 할 일”이라고 혹평을 받아들였다.
이 부사장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나와 노스트웨스턴대학 대학원에서 광고마케팅을 전공하고 유니레버·SC존슨·로레알 등의 외국계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마케팅 베테랑’이다.
2007년 삼성에 들어온 뒤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상무와 전무로 일하면서 삼성 스마트폰의 성공을 이끌었다. 그가 글로벌 마케팅을 전담한 갤럭시S 시리즈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갤럭시S 2500만 대, 갤럭시S2 4000만 대, 갤럭시S3 4100만 대 등 총 1억6000만 대가 팔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최신 판매 기종인 갤럭시S4 판매량도 지난해 10월 4000만 대를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이 부사장은 삼성 내 최초의 여성 사장 1순위 후보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기술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스마트폰 마케팅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빠른 기술은 의미가 없다”며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마케팅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최소 2주에 한 번은 외국에 나간다. 현지 업무를 감독하고 미디어를 상대하는 일을 손수 맡아서 한다. 이 부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릴 때마다 개막 전날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를 열어 삼성 제품을 홍보했다. 2013년엔 미국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뮤지컬 형태로 진행된 갤럭시S4 발표 행사도 직접 주관했다.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삼성의 스마트 기기 신제품 소식을 전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 부사장은 요즘 웨어러블 기기 홍보에 열심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기어’의 판매량이 예상을 밑돌고, 광고마저 문제가 되자 더욱 공격적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폐막한 ‘2014 MWC’에도 참석해 삼성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OS) ‘타이젠“이 탑재된 ‘삼성 기어2’, ‘기어2 네오’, ‘기어 핏’ 등 신제품 3종을 직접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