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K시리즈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대표세단인 K시리즈가 심각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기아차 K시리즈 판매부진 심각, 세단 경쟁력 갈수록 위태

▲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기아차는 1~9월 국내에서 K3, K5, K7을 각각 2만471대, 2만8286대, 3만5968대 팔았다.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K3 판매는 25.7%로 가장 큰 감속폭을 보였고 K5와 K7 판매도 각각 18.5%, 14.2% 줄었다. 

이 기간에 K시리즈 가운데 최고급 모델인 K9은 판매가 39.8%나 줄어든 1182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9월에는 단 78대가 팔렸을 뿐이다. 

기아차는 2010년 K5 출시를 시작으로 K시리즈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면 한동안 세단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옛말이 됐다. 

기아차 세단제품군의 핵심인 K시리즈 판매가 크게 떨어지면서 국내에서 기아차의 전체 승용차 판매도 뒷걸음쳤다. 1~9월 국내에서 판매된 기아차 승용차는 모두 15만9883대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9.1% 줄었다. 

기아차는 2018년 K3 완전변경모델과 K9 후속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6월 출시한 고성능세단 스팅어와 함께 K9 후속모델로 고급차 제품군을 꾸리기로 하면서 K9은 K시리즈 제품군에서 사라지게 된다. 

기아차는 K9 후속모델에 새로운 차량 이름과 엠블럼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K시리즈 화력이 이전보다 약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에서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아차가 K시리즈 키우기에 예전만큼 힘을 쏟지 않았던 탓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시리즈는 대형SUV 모하비와 함께 정 부회장의 성공작이자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모델로 받아들여졌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SUV로 쏠리면서 기아차도 시장변화에 따라 세단보다 SUV제품군을 강화하는 데 더욱 치중하고 있다. 2016년 하이브리드 소형SUV 니로를 출시한 데 이어 2017년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과 디젤엔진을 장착한 소형SUV 스토닉을 선보였다. 

1~9월 국내에서 판매된 니로는 모두 1만16199대로 17.4% 늘었다. 스토닉은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7월 1342대에 이어 8월 1655대, 9월 1932대로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다.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형SUV 쏘렌토와 미니밴 카니발의 견조한 판매실적에 소형SUV 신차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기아차는 1~9월 국내에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17만8747대의 RV를 팔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