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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승부사업 직접 챙긴다

강우민 기자 wmk@businesspost.co.kr 2014-03-04 12: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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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 승부사업 직접 챙긴다  
▲ 구본무 회장이 지난 1월 15일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의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또 계열사 CEO들에게 조직문화 변화를 앞장서 이끌어달라고 강도높게 주문했다. 이는 LG전자를 비롯해 LG그룹이 처해있는 ‘성장위기’를 직접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또 삼성에 비해 LG의 조직문화가 침체됐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조직문화를 시급히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4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우리가 승부를 걸기로 정한 분야는 직접 사업책임자와 함께 심도있게 논의하며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룹회장으로서 LG그룹의 성장에 필요한 주요사업들을 직접 챙기고 책임도 묻겠다는 뜻이다. LG전자를 비롯해 그룹의 주요사업이 위기인 만큼 계열사 CEO들에게 맡겨놓기보다는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LG그룹은 올해 주력사업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부품소재, 에너지 등의 분야를 꼽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계열사 CEO와 임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또 "사업책임자를 포함한 모든 리더들은 구성원 스스로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 실행하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냈다는 성취감이 조직 내에 가득할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인화’를 중시해왔다. 이런 조직문화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현실에 안주하는 부정적 조직문화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직문화가 삼성에 큰 격차로 멀어지도록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구 회장은 이런 조직문화에 대한 대대적 변화를 CEO들에게 요구한 것이다.

구 회장은 특히 제품개발에서 ‘고객 눈높이’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고객의 눈높이에서 사업을 봐야 한다"며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고객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 그리고 기술의 변화가 고객의 삶과 우리 사업에 미칠 영향까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LG제품들이 항상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데 대해 구 회장이 자기반성을 요구한 것이다. 그동안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등 LG그룹의 주력제품들은 시장에서 ‘LG만의 그 무엇’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밀려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LG의 스마트폰은 5위, TV는 삼성전자에 크게 밀리는 2위 자리에서 중국제품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현실에 안주해 혁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CEO들에게 제품에 대한 강한 혁신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 혁신은 LG에게 익숙한 방식에서 결별해 고객의 눈높이에서 찾을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에 앞서 LG그룹은 3일 시장선도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포털 'LG-LIFE'를 통해 직원들이 상품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시제품 개발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퓨처 챌린저' 발대식을 열었다. 퓨처 챌린저 공모에는 스마트 디바이스, 차세대 IT·통신, 헬스케어·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총 1000여건의 아이디어가 제안됐고, 이 가운데 6건의 아이디어가 최종 선정됐다.

구 회장의 이런 주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LG혁신한마당 행사에서도 거듭 같은 요구를 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존에 성공했던 방법을 고집하거나 현재 일하는 방식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며 호기심과 섬세함으로 지속적 혁신을 이끌어달라고 요구했다. 구 회장은 또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과 정성을 다해야 남다른 상품이 나오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가 바로 혁신의 중심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장선도를 향해 힘차게 전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런 혁신이 있어야 강한 LG 브랜드를 만들 수 있고, 그 기반 위에서 LG가 위기를 극복하면서 성장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이런 구 회장의 생각은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지난달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4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이 나아갈 방향을 밝힌 대목과 일치한다. 박 사장은 “LG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진정한 세계 3위로 올라서가 위해서는 강한 브랜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강한 라인업과 LG만의 사용자 경험, 하드웨어 경쟁우위 지속, 컨버전스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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