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협력논의가 무산될 경우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공동으로 낸드플래시 생산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떠오른다.
영국 경제매체 더레지스터는 17일 “도시바가 SK하이닉스와 손을 잡고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운영할 수도 있다”며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의 협력이 사실상 종결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인수한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의 컨소시엄에 약 4조 원을 출자하며 합류했다. 하지만 도시바와 반도체 기술공유 또는 생산협력을 추진하기 어렵다.
인수계약조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기술 등 지적재산권에 접근할 수 없고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가 공동운영하는 생산공장에는 투자를 벌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레지스터는 도시바가 신설하는 제7공장의 경우 웨스턴디지털이 투자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어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공동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 법적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신규공장에 투자하라는 제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은 여전히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을 완강히 반대하며 협력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 사장은 최근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와 계속 협력한다면 낸드플래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맞서는 데 더 유리해질 것”이라며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다.
더레지스터는 도시바가 SK하이닉스와 낸드플래시에서 협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웨스턴디지털이 법적 분쟁을 멈추고 협력관계를 지속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이 계속 반대입장을 지킬 경우 도시바와 SK하이닉스의 협력확대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단기간에 공격적인 시설투자가 필요한 입장이라 도시바와 공동으로 생산투자에 나서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7일 한국반도체산업대전에 참석해 “도시바 반도체 인수효과는 길게 봐야 할 것”이라며 “지금도 도시바와 공동개발하며 협력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